투자자들이 주의해야할 내년 5대 글로벌 투자리스크

입력 2020-12-29 17:19   수정 2020-12-29 17:46


올해는 대부분 증시에서 상승세가 나왔다. 이런 시기에 투자 리스크는 시장 참여자들의 너무 높은 기대와 공고한 믿음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잘 모르는 것보다도 확실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아닐 때가 더 위험하다"는 마크 트웨인의 말과 비슷하다.

내년 글로벌 시장의 5대 리스크가 그렇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주요국이 재정·통화정책을 긴축할 수 있다. 각국간 무역·지정학적 긴장도 여전하다. 금리나 달러 쇼크가 발생할 수도 있다. '좀비경제' 문제도 있다.

이중 어느것도 내년의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한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 이를 대비하는게 성공적인 투자의 기본이다. 찰스슈왑은 내년 투자자들이 맞닥뜨릴 수 있는 가장 큰 하락 리스크에 대해 살펴봤다.
1. 백신 보급 리스크

지난달 각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 임상 3단계에 관해 낙관적인 뉴스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증시 장세는 45년만에 가장 강세를 보였다. 요즘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이 계획처럼 성공적으로 보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에선 인구 대부분이 내년 7월 내에 백신 접종을 마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지만 백신 유통과 접종에 차질이 생기거나 효능이 기대만큼 좋지 않을 경우엔 주식시장이 최근 상승세 일부를 반납해 경기회복을 늦출 수 있다. 미국과 영국 등에서 코로나19 진단 등을 두고 일어난 병목 현상을 생각해보면 백신 대량 보급도 수월하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찰스슈왑은 내년 초 봉쇄조치가 다시 나올 수 있다는 리스크를 시장이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본다. 올 연말 휴일이 이어지면서 코로나19 환자가 새로 증가할 도 있다. 바이러스 변종이 나오는 등으로 백신의 효능이 예상보다 떨어질 수도 있다.
2. 지정학적·무역적 긴장 가능성

현재 시장은 내년에 특별히 각국간 무역관계에 긴장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진 않다. 영국의 경제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에 따르면 세계 무역 불확실성지수는 올해 상당폭 떨어졌다. 하지만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핫 스팟'은 여전히 있다.

미국과 중국간 갈등 가능성도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조만간 대(對)중국 무역관세를 완화하진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차기 행정부는 지적재산권, 환경, 노동 등 각 분야에서도 중국과 대립할 전망이다. 중국은 미국과 새로 관계를 돈독히 하려는 다른 나라들에 위협하려는 목적으로도 이에 대해 강경 대응을 할 수 있다. 호주와 중국간 갈등도 최근 경제 주요 분야로 옮겨지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유럽에선 독일이 가을 중 총선을 열어 유럽연합(EU) 기존 질서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란은 올해 중 대통령 선거가 있다. 미국 등과 핵합의 복구를 거부하는 강경 보수주의자가 집권할 경우 서방간의 갈등이 커질 수 있다. 북한, 러시아, 시리아, 베네수엘라 등 미국과 대립하는 다른 나라들과 미국간 긴장도 다시 고조될 수 있다.
3. 주요국 재정·통화정책 긴축 리스크

시장은 내년에도 완화적인 재정·통화정책이 이어질 것이란 기대에 돈을 걸고 있다. 주요국이 시장 예상보다 일찍 완화적 재정·통화정책을 거둬들이기 시작하면 경기회복을 늦추고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앞서 세계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날 즈음에도 이런 사례가 있었다. 2008~2009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각국이 재정·통화정책에 긴축 기조를 적용하면서 2010~2011년 미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는 약 15% 조정을 거쳤다. 2013년 미국 중앙은행(Fed)가 양적완화(QE) 채권매입을 줄일 것이라고 예고하자 신흥시장 증시가 15% 이상 하락하는 '테이퍼 탠트럼'이 일어나기도 했다. 지난 6월엔 미국 경기부양법(CARES법)이 후속 조치 없이 만료되자 미국 증시가 5% 이상 하락했다.

예전 사례와 달리 이번엔 정책입안자들이 조만간 긴축적 정책을 택하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각국이 부양책 등으로 폭증한 재정적자를 줄이려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완화적 정책이 끝날 조짐이 보이면 증시가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 세금을 올려 적자를 막으려는 나라도 나올 수 있다.
4. '좀비 경제' 리스크

올해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경기침체가 경제에 구조적 영향을 줘 경기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 이와중에 완화적 재정·통화정책이 계속되면 내실 없이 숨만 붙어있는 수많은 '좀비'기업이 나올 수 있다. 부채를 감당할 만큼 충분한 수입을 내지 못하는 기업이다.

최근 경제 위기에 지원정책이 쏟아진 덕분에 최근 기업 부도는 정상 수준보다 훨씬 낮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아니라면 자연히 사라졌을 기업들이 인위적으로 살아남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기업은 경제 생산성과 성장을 저해한다.
5. 금리·달러 충격 리스크

예상치 못한 물가상승률·채권수익률 급상승이나 달러화 가치 폭락 등도 증시 리스크다. 최근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정리=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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