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진중공업에 따르면 1986년 김진숙씨 해고가 정당하다는 사법부 판결이 존재하고 2010년 김 씨 본인이 제기한 재심을 스스로 취하했기 때문에 복직시킬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회사 측은 임금삭감과 휴업 등 고통분담을 감내하고 있는 임직원들과 대표노조인 한진중공업노동조합까지 법적 지급의무가 없는 금전 지급에 반대하고 있는 점도 감안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사측은 김진숙 측에 노사화합과 화해 분위기 조성을 위해 명예퇴직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금속노조는 복직과 함께 5억여원 상당의 임금과 퇴직금, 입사일 이후의 국민연금과 개인연금 등을 주장하며 농성과 외부활동을 벌여 왔다.
국회 환노위(환경노동위원회)와 경사노위(경제사회노동위원회)도 중재에 나섰다. 경사노위는 평행선을 달리던 양측에 상호 입장을 설득해 원만한 합의점을 찾는데 주력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한진중공업은 12월 들어 재채용과 임원들의 모금을 포함한 위로금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김진숙 측에 전달했다. 다른 직원과의 형평성이나 그동안의 노사합의, 업무상 배임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결정한 내용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그러나 김진숙 측은 최초에 요구한 금원과 차이가 커 회사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계속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회사는 과거사 정리와 새로운 노사관계 정립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감안해 김진숙 씨의 명예로운 복직을 위해 양보와 열린 자세로 최선을 다해 협의해 왔다”며 “하지만 김진숙 씨 측이 회사가 지급의무가 없는 5억여원을 계속 요구하고 있어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김진숙 씨는 오는 31일 정년을 맞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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