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손 달려도…영세점포 위해 물품 낱개로 팔아요"

입력 2020-12-30 16:56   수정 2020-12-31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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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명시 소하동에 있는 슈퍼마켓협동조합 공동물류센터에선 음료수, 과자류 등 식음료 제품과 생활용품 등을 상자 단위가 아니라 낱개로 살 수 있다. 구매 단위가 작은 영세한 가게나 슈퍼마켓 점주를 배려한 조치다. 박재철 경기 광명시 슈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사진)은 “일손이 많이 달리지만 물품을 한꺼번에 많이 구매하기 어려운 영세 점포를 위해 물품을 소분해 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력이 취약한 개별 사업장을 보완하는 것이야말로 협동조합의 존재 의의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광명시 슈퍼마켓협동조합 공동물류센터는 전국에서 가장 작지만 훈훈한 유통 방식으로 조명받고 있다. 이곳의 건축면적은 773㎡로, 경기 수원시 중소물류센터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전국에서 운영 중인 중소 유통 공동도매물류센터는 총 32곳이다. 슈퍼마켓이나 영세 점포 등 흔히 구멍가게로 불리는 중소 유통업체들의 젖줄이다. 대기업 계열 편의점과 달리 협상력이 떨어지는 영세 점포들이 공동도매물류센터의 공동 구매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광명시 공동물류센터는 1998년 개소 때부터 박스 단위를 고집하지 않고 매일 낱개로 나눈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협동조합 취지에 맞게 운영한다는 사명감에 조합원 편의를 최대한 보장하려는 취지에서 이 같은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협동조합에서도 광명시 공동물류센터의 운영 방식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유통 방식이 알려지면서 지금은 광명 시내뿐 아니라 서울 구로·금천, 경기 안양 등의 소상공인까지 이곳을 찾고 있다.

광명시 공동물류센터는 면적이 좁은 탓에 유통량이 가장 많고 이익이 나는 주류(酒類)는 거의 취급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매년 알찬 실적을 올린다. 2015년 연 25억원 선이던 매출은 올해 72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박 이사장은 “조합 집행부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무보수로 구매 대행을 자처하고 있다”며 “물류센터 인건비를 절감하는 방식으로 수익 구조를 맞춰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명시도 운영에 적잖은 도움을 주고 있다. 6명의 공공 일자리 인력을 지원하는 한편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자가격리자에게 지급하는 식품 키트를 이곳에서 구입한다. 박 이사장은 “조합원이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부지가 좁아 유통 물량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시의 협조로 넓은 곳으로 이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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