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덕에 두 배 뛴 '반도체'…슈퍼사이클로 더 간다 [2021 유망주]

입력 2020-12-31 13:32   수정 2020-12-3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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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편집자주] 2020년 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동학개미운동'으로 대표되는 한 해였습니다. 바이러스 공포에 증시는 극심한 롤러코스터 장세를 나타냈지만 '동학개미'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개인투자자들이 증시 상승의 불씨를 되살렸습니다. 유동성까지 더해지자 코스피지수는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며 전인미답의 2800선을 돌파했습니다. 2021년에는 3000선 고지를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경닷컴은 주식시장을 달굴 업종과 종목의 전망을 살펴봤습니다.</i>

올해 동학개미운동에 급등했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세가 2021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디램(DRAM)의 가격 상승에 힘입은 '슈퍼 사이클'이 점쳐지면서다. 삼성전자는 9만전자 시대를 맞고, SK하이닉스는 16만원까지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올 한 해동안 45% 수직 상승하면서 8만1000원으로 2020년을 마무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월 시장이 흔들렸을 때 삼성전자는 4만2500원(3월23일 종가)까지 떨어졌다. 이때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주가 상승의 원동력은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다. 개미들은 지난 한 해 동안 삼성전자 주식 9조5953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삼성전자우도 6조1013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에 대해 외국인은 4조3270억원을 팔아치웠고, 기관도 5조6119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개미들의 주식 투자가 확대됐던 동학개미운동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진행된 셈이다.

증권가는 2021년 삼성전자가 '9만전자' 시대를 열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8만1000원에서 9만2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 성장의 수혜 기대감으로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49조2570억원으로 추정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PC 및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이 ARM 아키텍처 기반의 마이크로프로세서로 다양화되면서, 선단 공정 기술을 확보한 TSMC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5nm(나노미터) 기술 수율을 확보한다면 파운드리 사업 수익성이 개선되고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경쟁력과 사업가치의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증권도 목표가를 9만1000원으로 올려잡았다. 파운드리 사업 실적의 추가 상승세(업사이드)가 어느 때보다 크다는 점에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텔의 공정기술 문제에 따른 외부 파운드리 가능성,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의 자체 CPU 설계에 따른 신규 파운드리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SMIC의 블랙리스트 등재에 따른 파운드리 초과 수요 등 파운드리 실적 상향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성급한 차익실현보다는 매수 및 보유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인텔은 7nm 공정을 TSMC나 삼성전자 중 한 곳에 맡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인텔은 연초 발표를 목표로, 타사 파운드리 업체와의 양산 능력 등을 비교하고 있다. 밥 스완 인텔 CEO는 "2021년 초 7나노 장비를 추가 구비해야 할 지, 파운드리를 맡겨야 할 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7나노에 계속해서 투자하고, 5·3나노에도 투자해 계속해서 종합반도체회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11만원 뚫은 SK하이닉스, 올해는 16만원 간다
개미들은 올해 SK하이닉스도 8719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이에 힘입어 SK하이닉스는 올해 저점 6만9000원(3월19일 종가)에서 연말 11만8500원으로 두 배 가까이 급등했다.

내년에도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11만5000원에서 16만원으로 올려잡았다. 업황 개선 초기 국면에서 주가의 추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보였지만, 디레이팅(저평가)에서 밸류에이션 정상화 구간으로 판단한다"며 "디램(DRAM) 업황이 내년 1분기 회복 국면으로 진입하고, 마이크론 정전으로 공급 차질 우려감이 확대되면서 구매 심리를 크게 자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디램 가격이 기존 예상보다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DRAMeXchange는 올해 1분기 디램 가격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서버 디램은 전분기 대비 0~5% 오르고, 그래픽 디램은 5~10% 상승을 예상했다. 고객 디램의 경우 DDR3은 3~8%, DDR4는 0~5% 상승을 전망했다. 모바일과 PC 디램은 전분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5G 스마트폰 판매가 호조를 보일 경우엔 이 예상치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DS투자증권과 흥국증권도 목표가를 15만원으로 제시했다. 메모리 사이클 상승 국면에 진입하면서 주가가 반등하는 구간인 만큼,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낸드 부문의 영업이익률 개선도 기대된다. 서승연 흥국증권 연구원은 "낸드는 공급 과잉 심화에 따른 업황 부진이 1분기까지 지속되겠지만, 2분기부터는 수급이 안정돼 영업이익률은 소폭 개선될 것"이라며 "인텔의 낸드 사업부 인수도 향후 서버향 기업형 SSD(ESSD) 시장 지배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대신증권은 SK하이닉스가 내년 영업이익 10조5000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176단 낸드플래시 개발을 완료하면서 단수 경쟁에서도 선두대열에 합류하면서 원가 절감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업계 최고층인 176단 512Gb TLC(트리플레벨셀) 4D 낸드플래시(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저장하는 반도체)를 개발했다. 마이크론에 이어 두 번째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176단 낸드는 업계 최고 수준의 웨이퍼당 생산칩수를 확보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중반 이 낸드를 활용해 최대 읽기 속도 70%, 최대 쓰기 속도 35%가 향상된 소비자용 SSD와 기업용 SSD를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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