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말만 하더라도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바이오주는 3개였다. 2020년 말에는 5개로 늘었다. 1위(셀트리온헬스케어)부터 5위(알테오젠)까지 모두 바이오주다. 코로나19 사태로 바이오 업종의 성장성이 부각된 영향이다.
하지만 올해 셈법은 간단하지 않다. 바이오 업종 자체는 성장세지만 유망한 개별 종목을 고르는 건 개인투자자에게 쉽지 않은 문제다.
올해는 글로벌 경기도 회복할 전망이다. 코스닥 주도 업종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증권사들은 산업 자체가 구조적 성장세에 진입한 2차전지 소재·장비주나 5세대(5G) 이동통신 관련주들이 주도주로 떠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차전지 업종은 올해부터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이 본격 개화하면서 수혜가 커질 전망이다. 2차전지 제조업체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해 있지만 주요 공급사 중 소재·장비 관련주들이 코스닥에 여럿이다. 에코프로비엠이 대표적이다. 2019년 말 시총 순위 23위에서 작년엔 7위로 급부상했다. 1조원 남짓이던 시총도 3조5000억원을 넘겼다.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소재인 양극재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작년보다 66.2% 늘어난 992억원이다. 양극재 업체인 엘엔에프도 급성장세다. 공급량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작년보다 433.1% 많은 241억원이다.
코스닥 시총 24위인 천보도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2차전지 핵심소재인 전해액 생산업체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작년보다 73.6% 늘어난 506억원이다.
5G 관련주도 여전히 기대주다. 올해 5G 시장이 본격 개화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발주가 부진했다. 올해에는 실적 개선세에 들어설 전망이다. 미국, 일본, 중국, 영국 등 주요국에서 정책적으로 5G 인프라 투자에 나서고 있다. 국내 장비주들이 미·중 간 갈등의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5G 부품주 가운데 대장 격인 케이엠더블유는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283.9% 늘어난 2124억원으로 예상된다. 매출도 1조원에 가까워질 전망이다. 모두 사상 최대다.
5G 부품주인 에이스테크와 RFHIC도 코스닥 시총 50위권 안으로 진입했다. 에이스테크는 지난해 적자전환하며 부진했지만 올해는 흑자전환한 34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내년까지 구조적 성장세를 예상하고 있다. 5G 안테나 등을 생산하는 RFHIC도 올해 흑자전환할 전망이다.
작년에 부진했던 미디어주 가운데서는 드라마 제작사들이 성장성을 뽐내고 있다. 글로벌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가 본격 경쟁 시대에 들어가면서 콘텐츠 가격이 추세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 에이스토리 등이 대표적인 종목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23.3% 늘어난 701억원으로 전망된다. 한때 코스닥 시총 3위에서 11위까지 밀려난 CJ ENM이 미디어 대장주 자리를 되찾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올해 광고 업황이 개선되면 미디어 부문 실적이 회복하면서 주가도 나아질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전망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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