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는 ‘투자’가 아니라 ‘매매’를 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역사적으로 봤을 때 개인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외국인 투자자보다 낮은 이유를 이렇게 분석했다. 한 번 사면 꾸준히 사는 외국인과 달리 개인 투자자는 단기 시세차익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의미였다. 2009년이 대표적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저점에서 한국 주식을 사기 시작해 지속적으로 매수를 이어갔다. 상승 국면의 과실을 온전히 따먹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가 급락하는 구간에서 주식을 사들이다가 반등 초기 국면에서 주식을 팔았다.
11월 들어 코스피지수가 급등하면서 그나마 수익률이 좋아진 결과다. 코스피지수가 횡보했던 10월 말을 기준으로 보면 세대별 수익률 격차는 더 컸다. 지난해 신규 계좌를 개설한 30대 투자자는 10월 말 기준 평균 3.15% 손실을 냈다. 같은 시기 다른 세대는 모두 수익을 올렸다. 같은 시점을 기준으로 50대는 12.70%의 수익을 냈다. 20대는 6.94%로 전체 연령대 평균(7.15%)보다 낮았다.
종목을 선택할 때도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주식시장에 뛰어든 20대와 30대가 가장 많이 거래한 종목 1위는 신풍제약이었다. 거래 금액으로 보면 삼성전자보다 많았다. 신규로 계좌를 연 2030세대가 주식을 시작한 뒤 신풍제약 거래금액은 3조원이 넘는다. 이 회사 주가수익비율(PER)은 1234배까지 치솟았다. 30대는 체결 금액 상위 20개 종목 중 12개가 제약·바이오·정치 테마주였다. 이 중 진원생명과학 엑세스바이오 EDGC 수젠텍 등은 4~5년째 적자를 내고 있는 기업들이다. 대표적인 대북 테마주인 방산 기업 빅텍도 거래 상위 종목에 포함됐다. 30대의 수익률이 시점에 따라 크게 휘청인 이유는 주가 변동성이 큰 종목에 투자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최고의 기업을 찾는 방법에 대해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가격(시세)’에 현혹되기보다는 ‘가치’에 중점을 두고 투자할 때”라며 “유동성 장세였던 지난해와 달리 실적 장세가 예상되는 올해는 이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업황은 어떤지, 이익은 증가하고 있는지 등 기업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는 뜯어본 뒤 투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재연/박의명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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