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범죄 의심 공무원 합격자, 사실이면 임용취소"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가 약칭 '일베' 출신의 성범죄자로 의심되는 경기도 공무원 합격자가 논란이 되고 있는 것과 관련 "사실이면 임용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3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성범죄 의심되는 일베가 경기도 공무원이라니… 만일 사실이라면 주권자인 도민의 대리인으로서 권한을 위임받아 도민을 위한 공무를 수행할 자격이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신규 임용후보자 관련 업무보고 내용을 공유하면서 "철저히 조사해 사실로 확인되면 임용취소는 물론 법적조치까지도 엄정하게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일베 등에 성희롱 및 장애인 비하 글을 수시로 올린 사람이 최근 경기도 지방공무원 7급 임용시험에 합격했다"면서 임용 취소를 요구하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무원 합격 인증사진을 올린 사람이 과거 길거리에서 여성과 장애인을 몰래 촬영한 뒤 조롱하는 글을 커뮤니티에 수시로 게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미성년 여학생에게도 접근해 숙박업소로 데려간 뒤 부적절한 장면을 촬영해 자랑하듯 글과 함께 5차례 이상 올렸고, 길가는 왜소증 장애인분을 뒤에서 몰래 도촬하고 그 사진을 일베에 올려 조롱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런 그릇된 인성을 가진 사람을 면접에서 걸러내지 못하고 최종 합격시켰다는 사실이 납득이 안 되고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이후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7급 공무원 합격 당사자라고 밝힌 사람이 "그동안 일베에 작성한 성희롱, 성폭행을 암시하는 글 대부분은 사실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실제 있었던 일이 아니라 가상의 상황을 만들어 올린 글과 사진이었다는 주장이다.

그는 "저는 평범한 학생으로 사태가 이렇게 커질 줄 모르고 행복한 날을 보내고 있었다. 불미스러운 일로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다"면서 "큰 시련이 닥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경기도는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고, 공무원 합격을 인증한 작성자가 커뮤니티에서 밝힌 개인정보를 토대로 신원을 특정했다.

이 지시가 공개한 업무보고 내용에 따르면 합격 공무원은 평소 일베에서 활동하며 주로 여성과의 성관계 등을 자랑하는 글과 여성들을 몰래 촬영한 사진을 다수 올리고 장애인에 대한 조롱글도 게시했다.

도는 "성관계 자랑글 중 미성년이 포함돼 있어 성폭력처벌법 위반 소지가 있다"면서 "지방공무원임용령 제14조에 따라 임용후보자로서 품위를 크게 손상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공무원으로 직무를 수행하기 곤란하다고 인정될 경우 인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임용후보자 자격 상실을 결정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또 "사실관계 조사 후 내달 14일 지방공무원임용령 제14조 제2항에 따라 의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