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증시 폐장일인 지난달 30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1980조5000억원이다.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국제통화기금 전망치 기준)가 1900조원인 걸 감안할 때 104.2% 비율이다.
2007년 11월 명목 GDP 대비 코스피 시총 비율이 95%에 육박한 적이 있지만 현재까지 100%를 넘긴 적은 없다. 코스닥은 비율이 더 높다. 코스닥 전체 상장사 시총은 2366조1000억원으로 GDP 대비 124.5%다.
GDP 대비 전체 상장주식 시총 비율은 미국의 투자 대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내놓아 '버핏 지수'로 불린다. 증시가 역사적으로 고평가인지, 저평가인지를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워런 버핏은 미국 증시에 대해 지수가 80% 미만이면 저평가, 100% 이상이면 고평가라 판단했다. 같은 기준이라면 국내 증시는 고평가라 할 수 있다.
개인의 매수세는 지난달에도 계속됐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11월 코스피가 2600선을 넘자 12월 조정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종목을 10억원 이상 보유 중인 일명 '슈퍼 개미'들은 양도세를 피하기 위해 매년 12월 매물을 쏟아내는 경우가 많아서다.
수퍼 개미들은 2019년 12월에만 주식시장에서 4조8000억원 넘게 팔아치웠다. 2012년부터 이런 흐름이 계속됐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개인은 코스피에서 3조6508억원을 순매수하며 13년 만에 처음으로 순매수했다. 대주주가 확정되는 지난달 28일을 포함해 이전 사흘간 2조1000억원 팔아치웠지만, 다음날 2조2000억원을 하루만에 사들였다.
코스닥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코스닥 지수는 9.3% 상승했다. 2009년 10.6% 상승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12월 상승률이다. 코스닥 역시 개인의 매수세가 계속되며 20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2021년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스피에서 벗어나 '삼천피(코스피 3000) 시대를 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낙관적 전망의 배경에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이 있다.
주요 수출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면 이들 비중이 큰 국내 증시도 덩달아 상승한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개인의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 시총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개인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난해 국내 증시가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1월 첫째주 삼성전자의 4분기 잠정실적 발표에 따라 단기 방향이 정해질 수 있지만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윤진우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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