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를 무너뜨릴 수 있는 스타트업이 뜨고 있다"

입력 2021-01-03 09:47   수정 2021-01-03 13:49



"테슬라를 무너뜨릴 수 있는 뜨거운 배터리 스타트업이 있다. 만약 퀀텀스케이프(QuantumScape. QS)가 성공한다면 테슬라는 커다란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일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는 퀀텀스케이프에 대해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본사를 둔 퀀텀스케이프는 지난 11월 뉴욕 증시에 상장한 뒤 주가가 폭등했다. 공모가는 23.5달러였지만 지난달 22일 132.73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 31일 종가는 84.45달러로 상당폭 떨어졌지만 한 때 상승률 측면에서 테슬라와 맞먹었다. 시가총액은 현재도 306억 달러한 때 포드의 시총을 넘어선다.



이 회사는 폭스바겐과 빌 게이츠가 투자한 회사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주류인 리튬 이온 배터리의 전해액 대신 고체로 바꾼 차세대 배터리다. 액체 전해질은 부피가 크고 과열되기 쉽다. 전고체는 발화점이 높은 고체여서 폭발 위험성이 낮다. 또 충전 시간이 짧은 데다 성능은 더 뛰어나고 부피를 줄일 수 있어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특히 퀀텀스케이프가 개발중인 '리튬메탈' 배터리는 리튬 성분을 양극과 결합시켜 부피를 더 줄이고 더 낮은 비용으로 더 많은 전력을 제공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8일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가 15분만에 80%를 충전할 수 있는 수준에 달했으며, 800회 충전 후에도 용량의 80% 이상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2025년께 권텀스케이프의 전고체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는 전고체가 배터리의 미래를 주도할 것으로 보지만,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예외다. 그는 지난 9월 배터리데이 이벤트에서 "양극을 제거하는 것이 (용량을 키우는 데 ) 알려진 것 만큼 그렇게 대단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WSJ은 "테슬라의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회의론은 자체 배터리 기술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며 "이는 테슬라가 전고체 배터리가 개발되면 적응하는 데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원통형 배터리를 바닥에 까는 식으로 전기차에 배치한다. 다른 전기차 회사들이 각형 배터리를 쌓아 쓰는 것과 다르다. 전고체가 되면 쌓기가 훨씬 쉬워진다. WSJ은 지금까지의 테슬라의 경쟁 우위가 열위로 바뀔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도요타가 가장 앞서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대량 생산은 2025년을 목표하고 있다. 퀀텀스케이프의 지난달 발표도 단층 배터리 셀에 대한 것이다. 또 다른 미국의 배터리 스타트업인 솔리드파워는 아미 다층 전고체 배터리를 만들고 있다. 삼성·현대자동차가 투자한 솔리드파워는 2026년께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증권사 번스타인의 마크 뉴먼 애널리스트는 "단층에서 다층으로 옮겨가려면 제조는 기하급수적으로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WSJ은 "퀀텀스케이프나 테슬라에 대한 현재의 가치평가는 먼 미래에 대규모 (기존) 시장 파괴가 이뤄질 것을 가정한다"면서 "문제는 퀀텀스케이프의 계획이 실행되면 테슬라가 가장 혼란스러워질 기업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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