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최악의 상황 피하려면

입력 2021-01-04 17:52   수정 2021-07-21 15:43

미·중 관계는 50년 만에 최악의 수준이다. 일부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게 새로운 냉전을 물려줬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직 냉전 상황은 아니며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의 유일한 원인도 아니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 지도자들은 덩샤오핑의 온건 정책을 포기해왔다. 그들은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건설하고 호주를 경제적으로 압박하면서 더욱 강경해졌다. 무역에서 국유 기업에 보조금을 줬고 외국 기업엔 지식재산권 이전을 강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과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서투른 행동을 했지만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하는 화웨이 같은 중국 기업을 제재하는 건 옳았다.
미·중은 협력적 경쟁 관계
그러나 막대한 경제적 대가 없이 미국 경제를 중국으로부터 완전히 분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잘못이다. 양국 관계를 냉전으로 보는 비유가 적절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미·소 냉전에서 옛 소련은 미국에 직접적인 군사적, 이념적 위협이었으며 경제적, 사회적 상호의존성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과 관광 같은 사회적 교류는 말할 것도 없고, 매년 5000억달러 규모의 무역도 하고 있다. 중국은 소련이 결코 하지 못한 방식으로 권위주의 공산당 통제에 시장의 창의성을 활용하는 법을 익혀 왔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이념을 옹호하는 공산주의 수출에 위협을 받는 것이 아니라 중국이 조종할 수 있는 경제 및 정치적 상호의존의 혼합 체제에 위협을 받고 있다. 더 많은 나라들이 미국보다 중국을 주요 교역국으로 꼽고 있다. 화웨이와 같은 안보 문제에 대한 부분적인 디커플링(탈동조화)은 필요하지만, 전체 경제 디커플링은 비용이 많이 들고 따르는 동맹국도 거의 없다. 이제 기후 변화와 전염병 등의 초국가적 문제를 혼자 해결할 수 없는 시대다. 상호 의존의 정치에서 권력은 다른 국가를 이기는 것만이 아니라 다른 국가와 함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미국은 중국과 두 가지 상반된 일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한 ‘협력적 경쟁 관계’에 맞닥뜨려 있다. 미·소 냉전시대와는 상황이 다르다.

중국의 도전에 대처하려면 미국의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를 활용해 우리 스스로를 방어하고 규칙 기반 시스템을 강화하는 보다 복잡한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일부 비관론자들은 중국의 인구 규모와 경제성장률을 보고 이 과제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미국이 동맹국을 부채가 아니라 자산으로 취급한다면 서구 민주주의 국가가 가진 자산들의 총합은 금세기 들어 중국을 훨씬 능가할 것이다. 중국에 대한 성공적인 도전을 위해선 명확한 전략이 필요하다. 그것은 자유와 일치된 가치와 기술적 기준을 제정하고 사수하는 일이다.
中과 끊임없는 의사소통 필요
중국이 봉쇄나 인공섬 건설로 대만을 계속 위협한다면 예상치 못한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럴 때 미국이 중국의 자산을 동결하거나 적성국 교역법을 발동하는 등 강경 대응한다면 세계는 빠르게 진정한 냉전, 혹은 심지어 본격적인 전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광범위한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그 전략에는 사고 회피와 위기관리, 지속적인 의사소통 등이 포함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그 결과는 중국, 미국 그리고 세계에 재앙이 될 수 있다.

정리=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이 글은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가 쓴 ‘Cold War With China Is Avoidable’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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