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 네패스 사업개발실 사장(사진)은 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쟁사인 대만 ASE, 미국 앰코보다 기술 로드맵에서 1년 정도 앞서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PLP는 가로·세로 600㎜ 패널에 칩을 놓고 패키징을 하는 기술이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출신으로 2016년 네패스에 합류해 PLP 사업의 기초 전략을 짰다.
김 사장의 자신감은 소재 내재화, 축적된 기술 노하우에 따른 네패스의 ‘가격 경쟁력’에서 나온다. 그는 “PLP에 최적화된 재료를 소재사업부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해 라인에 적용하고 있다”며 “과거 4.5세대 터치패널 사업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으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네패스의 목표는 반도체 부문에서 2023년 매출 1조원을 달성해 고급 패키징 분야 세계 3위 업체로 도약하고 2025년엔 매출 2조원으로 세계 1위에 올라서는 것이다. PLP를 앞세우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네패스의 PLP 기술은 자동차로 비유하면 ‘전기차를 싸게 만드는 기술’”이라며 “전기차 가격이 낮아질수록 수요가 급속히 느는 것처럼 네패스의 PLP 고객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유명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업체)와 PLP를 통한 패키징을 준비 중인 네패스는 오는 3월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 사장은 “PLP는 WLP(웨이퍼레벨패키지)보다 저렴하게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며 “반도체 고객사와 네패스 모두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사장은 사업 성공의 핵심 요소로 ‘고급 인재 확보’를 꼽았다. 2018~2019년 60명을 뽑은 데 이어 적자를 보던 지난해에도 비슷한 규모의 연구원들을 충원했다. 김 사장은 “이공계에 강점이 있는 특정 대학과 인력 소싱 협약을 체결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네패스의 경쟁사 대비 부족한 점으론 ‘기업 규모’를 꼽았다. 네패스는 사업부 분사와 상장으로 투자금을 확보해 약점을 극복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반도체 테스트 전문 계열사 ‘네패스아크’가 대표 사례다. 김 사장은 “네패스아크는 상장을 통해 조달한 600억원을 안정적으로 투자에 활용하고 있다”며 “이미 분사한 PLP, SiP(시스템인패키지) 계열사도 필요한 시점에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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