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서 개인투자자 영향력이 강해지면서 오히려 개인투자자 매수세 없이도 주가가 상승할 만한 종목을 고르는 전략도 등장했다. 개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기관이 모두 매수할 종목을 고르는 방식이다. 작년 말 상승장 수익률 상위종목 중 대주주 과세요건을 회피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개인투자자가 매도했지만 같은날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로 전일 대비 상승 마감한 종목들이다. JYP엔터테인먼트, 원익IPS, 티씨케이, SK머티리얼즈, 실리콘웍스, 덕산네오룩스, 상아프론테크 등 정보기술(IT) 중소형주가 다수 포함됐다. 김 연구원은 “이 종목들은 다음날(12월 29일) 개인투자자가 바로 돌아왔다”며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20%가량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는 등 실적 기대도 높다”고 판단했다.
국내 기업도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분석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국내 100대 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약 113조원으로 5년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현금은 인수합병으로 차세대 먹거리를 확보하거나 배당금 지급 등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할 동력이 된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순이익과 매출 대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동시에 증가한 기업의 주가는 그렇지 않은 기업의 주가 상승률은 물론 코스피지수 상승률도 뛰어넘었다”며 “현금이 많아 주주환원정책이 강화되면 장기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현금으로 회사 확장을 위해 투자하는 ‘성장형’ 현금부자 기업과 현금으로 배당금을 지급할 ‘안정형’ 현금부자 기업 모두 투자할 만하다고 권했다. 성장형 현금부자 기업으로는 현대차, 삼성SDI, 카카오, 넷마블, HMM, LG디스플레이, 두산퓨얼셀 등이 꼽혔다. 그중에서도 카카오, HMM,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매출 대비 영업현금흐름이 20배가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퓨얼셀(586.1%), 카카오(40.8%), 삼성SDI(30.8%), 넷마블(33.6%) 등은 작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폭도 크다.
안정형 현금부자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셀트리온, LG생활건강 등 시가총액 상위 기업이 해당한다. 그중에서 자동차 부품 생산기업 만도(385.1%)와 한온시스템(109.2%), 물류업체 CJ대한통운(181.7%)은 올 1분기 순이익 증가율이 세 자릿수를 기록할 전망이다. 순이익은 배당의 재원이 되기 때문에 순이익이 늘어나면 배당도 늘어날 확률이 높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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