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새해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했다. '대선 포기'까지 선언하며 배수진을 친 가운데 유력주자들 중 치고 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반면 야권의 또다른 유력주자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는 아직 출마를 선언하지 않거나 저울질하며 '눈치 싸움'을 벌이는 모양새다.
조선일보·TV조선이 칸타코리아에 의뢰해 지난해 12월27~29일 서울과 부산 유권자 각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은 안철수 대표가 20.4%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박영선 장관 11.5%, 오세훈 전 시장 9.8%, 나경원 전 원내대표 8.6% 순이었다.
안철수 대표의 선제적 출마 선언이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유력주자로 분류되지만 아직 출마선언을 하지 않은 오세훈 전 시장과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한 자릿수에서 10%대 초반 사이 박스권에 갇혀있다. 특히 안철수 대표는 출마 선언 과정에서 대선 포기 선언 승부수를 던졌다.
이 조사들은 모두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 대상으로 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
국민의힘 내 유력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두 인사가 만난 것만으로도 정치권 관심이 집중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양측 모두 출마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다만 안철수 대표와의 야권 단일화 이슈가 있는 만큼 두 인사 모두 본선 진출에 실패할 경우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안철수 대표까지 들어와 경쟁하는 '100% 시민경선'이 이뤄질 경우 제1야당 주자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철수 대표가 결자해지 하겠다면서 '희생' 프레임을 걸고 전면에 나섰지 않았나.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오세훈 전 시장,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선제적으로 나서기보다 등 떠밀려 나온다는 인상을 준다면 지지율이 답보 상태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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