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가 일할 수 있게 1해주세요."
TBS가 작년 말부터 진행한 유튜브 독자 확장 캠페인으로 사전 선거운동 논란에 휘말렸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TBS가 진행한 공식 유튜브 구독자 늘리기 캠페인 '#1합시다'가 더불어민주당의 선거 번호 1번을 연상시킨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야권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캠페인 영상에서 주진우 기자는 "1해야돼 이제"라고 하고, 배우 김규리 씨는 "저요? 1하죠~"라고 한다. 이밖에 방송인 김어준 씨, 가수 테이, 최일구 앵커 등 TBS 프로그램 진행자들이 등장해 "일(1)합시다"라고 외친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지난 4일 페이스북에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방송이 노골적으로 여당 나팔수 역할을 자처하고 사전선거운동까지 서슴없이 자행하는 것"이라며 "'이(2)러니' 교통방송은 '일(1)도' 주저하지 말고 해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한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앞서 "김어준 씨가 개인적으로 어떤 주장을 하든 그것은 그의 자유다. 하지만 그는 서울시의 재정적 지원을 받는 방송국에서 전파라는 공공재를 점유하고 있다"며 "서울시장 선거에서 시민들의 뜻을 묻겠다"고 했다.
TBS 측은 이같은 논란에 "TBS가 일할 수 있도록 구독자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였다"며 "색도 TBS 상징인 민트색을 쓴 것"이라고 정치적 의미 부여를 부인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보통 사람들이 '1합시다' 하면 구독자수 늘리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김어준, 주진우, 최일구, 김규리 등이 모여 하면 기호 1번 찍자는 얘기로 연상할 사람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설마 그런 의도로 캠페인을 내보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자기들도 만들어 놓고는 '어 1번 찍자는 얘기로도 받아들이겠네' 하며 즐거운 상상은 했을 수 있겠다"면서 "그렇지 않아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TBS의 편향성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는데 매우 부주의한 일이었다"고 꼬집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선거 기호 1번을 떠올리게 한다'며 TBS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검에 고발한다는 입장이다.
교통방송은 서울시로부터 매년 300억 넘는 예산을 지원받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