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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출근길.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들여다 보며 회사로 향하는 직장인들이 부쩍 늘었다.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투자가가 빠져나가는 증시에 이들 직장인이 실탄을 쏟아부으면서 증시는 2900선을 뚫고 3000선 코앞에 다가섰다.
하지만 경제수장들이 직장인들에게 힘 빠지는 '고점론'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도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를 비롯한 자산시장이 조정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소비자물가도 0%대를 지나 1%대에 안착하는 등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상승 랠리를 주도한 것은 개인 투자자로 오름세를 보인 최근 6거래일(지난달 23일~이달4일) 동안 601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도 295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 증시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증시는 물론 부동산 시장도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3.3㎡ 당 4033만원으로 사상 처음 4000만원을 돌파했다. 2019년 12월(3352만원)보다 20.3%(681만원) 상승한 가격이다.
자산시장을 끓게 한 것은 결국 유동성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난해 들어 사상 최저인 연 0.5%로 내린 데다 정부가 여러 유동성 지원 정책을 꺼내면서 시중에 돈을 풀었다. 지난해 10월 말 통화량(M2·원계열)은 3161조7157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말보다 8.45%(246조4411억원) 늘었다. 역대 1~10월 기준 증가율로는 사상 최대다. 미국도 양적완화를 바탕으로 시중에 자금을 공급하면서 M2가 지난해 들어 같은 해 11월30일까지 4000조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한 해만 전 세계 통화량이 1경에 육박할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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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은 총재도 이날 "부채 수준이 높고 금융·실물 사이의 괴리가 확대된 상황에서 작은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올들어 경제수장들의 신년사에는 "금융·실물의 괴리가 큰 만큼 주의해야 한다"는 내용이 문구만 바뀌고 계속해 들어갔다. "주가와 부동산가격이 폭락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는 내용을 점잖게 표현한 것이다. 증시가 3000선을 뚫고 3300선에 닿을 것이란 증권가의 전망과 올해도 부동산가격이 고공 행진할 것이라는 부동산 전문가들의 평가와는 상반된 주장이다.
나라 밖에서도 자산시장 고점론이 스멀스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미국 S&P500 지수는 16%, 나스닥은 44%가량 뛰면서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폭으로 올랐다. 전문가들은 비관론과 낙관론을 동시에 쏟아내고 있다. 낙관론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올해도 넉넉한 유동성을 공급할 것인 만큼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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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가 치솟으면 그만큼 증시로 가는 '돈줄'이 위축될 것이라는 경고다. 미국 안코리서치의 설립자 짐 비안코 등은 최근 언론에 나와 "지금껏 보지 못한 인플레이션을 조만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전년 동기 대비)는 2019년 12월 2.28%, 지난해 1월 2.49%로 Fed 연간 목표치를 웃돌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수요가 줄면서 지난해 5월 0.11%로 제로(0) 수준에 근접하기도 했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폭락한 여파다. 이후 급반등하면서 지난해 8월 1.3%, 9월 1.36%, 10월 1.17%로 치솟았고 11월에는 1.1%를 기록했다.
올해 2분기 들어서 미국 물가가 '기저 효과'로 크게 치솟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작년 3월에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의 여파로 물가가 급락했다"며 "올해 3~5월 물가는 전년 대비 올라갈수밖에 없지만 3%를 웃도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소비자물가가 치솟으면서 미국 국채 금리 등 시장금리도 치솟고 미국 자산시장이 흔들릴 것이라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미국 자산시장이 흔들리면 국내 시장에서 등지는 외국인이 늘면서 재차 한국 자산시장을 흔들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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