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올해 금융권의 위기관리 능력이 진정한 시험대에 설 것"이라며 "모든 것을 재설정하는 '그레이트 리셋(Great Reset)'의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주열 총재는 5일 '2021년 범금융권 신년사'를 통해 "정책 당국과 금융권의 유동성 공급과 이자 상환 유예 조치 등으로 잠재된 리스크가 올해 본격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높은 수준의 경계감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연합회 등 6개 금융업권별 협회에선 매년 초 1300여명을 한 자리에 초청해 기획재정부 장관, 한은 총재 등 주요 기관장의 신년사 등을 듣는 자리를 마련해왔는데 올해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개최하지 않고 주요 기관장 신년사만 공개했다.
이주열 총재는 일부 국가에서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시작됐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고 우리 경제가 안팎으로 넘어야 할 난관이 많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코로나가 완전히 통제되기까지 불확실성이 크고 코로나 위기의 후유증으로 남겨진 부채문제, 자산 시장으로의 자금쏠림 등 해결해야 할 현안도 산적해 있다"며 "장기적으로 인구 고령화 등 저성장의 구조적 요인들이 공존하는데 코로나로 산업별·계층별 불균형이 심화되고 친환경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계와 기업에 대한 지원을 이어나가는 동시에 단계적으로 자원배분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도 했다. 특히 "부채 수준이 높고 금융, 실물간 괴리가 확대된 상황에서 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어 금융시스템 취약부문을 보다 세심하게 살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주열 총재는 "2021년은 우리 금융권의 위기관리 능력이 진정한 시험대에 서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들어서는 역사적 변곡점의 해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크스를 관리하고 혁신에 박차는 가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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