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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B금융그룹의 사모펀드(PEF) 운용사 KTB프라이빗에쿼티(PE)가 속옷제조업체 BYC 대주주 일가의 개인회사 승명실업을 인수했다.
4일 인수합병(M&A) KTB PE는 최근 승명실업 지분 100%를 인수하는 절차를 완료했다. 전체 기업가치에 대한 거래규모는 구주 100%에 대해 150억원을 지불하고 부채 등을 더해 총 200~300억원 가량이다.
승명실업은 BYC 제품에 투입되는 포장 용지, 박스 등을 제조하는 '지기' 회사로, 통상의 택배용 상자와 달리 제품의 브랜드 이미지, 마케팅적인 측면을 고려한 디자인 박스를 제조한다. 한석범 BYC 사장의 부인인 장은숙 신한에디피스 이사(59세·45%), 차녀인 한서원 승명실업 이사(30세·32.5%), 장녀 한지원 신한방 이사(33세·22.5%)가 전체 지분 100%를 나눠 보유하고 있는 개인회사다.
승명실업의 연간 매출은 201억원, 영업이익은 10억원 수준이다. 매각 측은 회사의 약 200억~300억원 수준을 매각가로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승명실업의 전체 매출 중 BYC 내부 비중은 약 25억원(13%) 수준이다.
내부 매출에 비해 외부 매출 비중이 훨씬 더 높다. 동서식품의 '맥심' 커피믹스 포장지와 '카누' 모델의 박스 등을 제조하는 등 고객망을 넓히고 있다. 동원, 웅진식품 등의 포장지도 제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자인 KTB PE 입장에선 BYC로 부터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데다 추후 관계가 끊기더라도 기타 고객사로부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KTB PE는 이번 승명실업 인수를 통해 기존 포장 관련 업체 포트폴리오들 간 볼트온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분석된다. KTB PE는 2019년 연포장재 제조사 에스원피앤피를 인수한 KTB PE는 같은해 포장 용기 생산업체 성원산업을 연달아 인수했다.
포장업계는 영세한 중소형 업체들이 난립해있는 대표적인 분야다. KTB PE는 이들을 인수해 기업화한 뒤 고객사들을 위해 단계별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려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화장품 제조사에서 신제품을 출시할 때 여러 포장 업체에 발주하기보다 화장품 용기(성원산업)-화장품 연포장재(에스원피앤피)-화장품 박스(승명실업)까지 한꺼번에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포장 전문 기업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송상현 대표 취임 후 포트폴리오 정리 작업에 주력해온 KTB PE는 지난해 1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하며 본격 투자에 나서고 있다. KTB PE는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이번 승명실업을 인수하기에 앞서 미국 인디 스킨케어 브랜드 '파머시'에 지분 투자를 한 바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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