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사진)은 5일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와 내년 대선을 놓고 (본인이 어디로 출마해야할 지 여부에 대해)당 안팎의 의견은 팽팽히 갈리고 있다”며 “(시간을)오래 끌지 않고 어느 한쪽으로 선택을 하겠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선거 출마 여부를 놓고 여러 의견을 들으며 고민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아직은 서울시장 선거 출마로 완전히 기울지 않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대선은 서울시장 선거보다 100배 더 중요하다”라고 했던 한 달여 전 입장과 비교하면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오 전 시장은 ‘본인의 출마가 야권 선거 흥행에 도움이 된다’는 지적엔 “사실 (당에 대한) 그런 책임감때문에 그동안 출마를 고민했다”며 “하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지지율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그런 부담은 많이 덜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내년 대선 주자가 많지 않은 상황을 걱정하는 여론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게 오 전 시장의 전언이다. 현재 야권 경선 분위기는 ‘안 전 대표, 오 전시장,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옛 국민의힘) 의원간 3파전 구도로 흘러간다’는 얘기엔 “정치를 한두해한 것도 아닌데, 분위기에 휩쓸려 결정을 할 군번은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그가 최근 나 전 의원을 따로 만난 것도 이런 야권의 경선 시나리오를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야권의 서울 시장 지지율 2, 3위를 다투는 오 전 시장과 나 전 의원의 지지율을 합치면 안 대표와 비슷한 수준이다. 여론조사만 보자면 굳이 오 전 시장과 나 전 의원이 모두 출마할 필요는 없지만, 이 경우 경선 흥행을 자신할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국민의당 안팎에선 나 전 의원은 이미 출마를 결심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이에 따라 오 전 시장의 출마 여부가 범야권의 경선룰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당의 서울시장 후보를 한명으로 우선 단일화한 후 안 전 대표와 추가 경선을 하는 게 유리할 수 있어서다.안 대표도 국민의힘으로 입당한 후 당내에서 ‘원샷 경선’을 하는 방안은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오 전 시장은 ‘2월초 구정 연휴까지는 결정을 할 거냐’는 질문에 “그렇게(시간을)끌 필요가 있냐, 오래 끄는 것도 부담”이라고 했다. 조만간 결정을 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현재 야권의 경선 레이스는 상대당에 비해 과속하는 느낌”이라고 경계했다. 민주당이 아직 후보도 제대로 내지 않은 상황에 야당 경선에만 관심이 과도하게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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