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어제는 취소한다고 발표한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중국 3대 이동통신사 퇴출을 재고하고 나섰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재무부가 '퇴출 취소' 결정을 반대하고 나서서다. 뉴욕증시가 미중 갈등을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면서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블룸버그통신은 관계자 세 명을 인용해 NYSE가 중국 3대 통신사 상장폐지 추진안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초 퇴출을 발표한지는 약 일주일만, 퇴출 취소를 발표한지는 만 하루만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스테이시 커닝엄 NYSE 사장에 직접 전화를 걸어 NYSE의 중국 통신기업 퇴출 취소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므누신 재무장관의 반대 이유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므누신 장관이 '중국 기업 구제안'을 반대한다고 밝힌 전화 이후 NYSE가 중국 통신기업 상폐를 다시 추진할지 따져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NYSE는 4일 늦은 시간 성명을 내 “관련 규제당국과 추가 협의를 거쳐 중국 통신사에 대한 상장폐지 계획을 철회했다”며 “더 이상 관련 조치를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장폐지 취소에 관한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진 않았다. NYSE는 당초 오는 7일 또는 11일 이들 중국 통신사의 주식 거래를 정지할 예정이었다.
NYSE가 중국 3대 통신사 퇴출에 나선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11월 서명한 ‘중국군 연계기업 주식 투자 금지’ 행정명령에 따른 조치였다. 이 행정명령은 11일 발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행정명령을 통해 미 국방부가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관이 있다고 판단한 총 35개 기업을 미국인의 주식 투자 금지 명단에 올렸다.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이 모두 이 명단에 포함돼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NYSE와 미 재무부 등의 최근 움직임이 글로벌 투자자와 자산운용사 등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며 "뉴욕 증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어 "NYSE의 중국기업 상장폐지 취소 결정을 미·중 갈등이 다소 잦아들 수 있다는 조짐으로 여긴 투자자들이 많았다"며 "이때문에 3개 통신기업 주가도 상폐 취소 결정 발표 당일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NYSE가 결정을 번복하면서 중국 3대 통신기업 주가도 심하게 출렁이고 있다. 세 기업 시총은 수조원대 영향을 받았다.
SCMP에 따르면 NYSE 퇴출 소식이 나온 다음날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텔레콤 시가총액이 종가 기준으로 총 120억 홍콩 달러(한화 약 1조6860억원)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NYSE가 퇴출을 취소한다는 성명 발표 직후 5일 홍콩증시에선 이들 기업의 주가가 급등했다. 차이나유니콤은 장중 전날 대비 약 9.6%, 차이나모바일은 약 7%, 차이나텔레콤은 6.7%까지 뛰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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