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의 기업워치]코로나 장기화에도 잘나가는 건설사 신용도, 이유는

입력 2021-01-06 10:13   수정 2021-01-06 10:14

≪이 기사는 01월05일(13:0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건설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도 굳건한 신용도를 유지하고 있다. 일부 건설사는 과감한 자산 매각을 바탕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면서 신용도를 높이고 있다. 신용평가사가 제시한 신용등급 상향 조정 요건을 충족한 건설사도 적지 않아 올해도 건설사의 신용도 상향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20개 건설사에 대한 단기 신용등급 정기 평가를 완료했다. 대부분의 건설사가 기존 신용등급을 유지했으며, 하향 조정이 결정된 건설사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거나 부정적 등급전망이 쏟아지고 있는 유통·항공사들과 대조적이다.

코로나19가 국내 건설업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가운데 채산성이 좋은 주택현장을 중심으로 주요 건설사들의 영업실적이 전반적으로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는 덕분이다. 일부 건설사는 코로나19와 저유가 사태로 해외 플랜트 부문에서 손실 규모가 확대됐지만, 국내 건축·주택 부문의 이익이 해외 현장의 손실 규모를 웃돌면서 이익창출 기조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주택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부동산 가격 급락에 따른 청약 시장의 급격한 냉각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건설사로선 분양위험의 확대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에 단기 신용등급 정기 평가를 받은 장기 신용등급 A- 이상 건설사들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수익성이 6.9%를 기록했다. 지난해 이후 주요 건설사들이 해외보다 국내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데다 브랜드 인지도 등을 앞세워 수도권·광역시 위주로 신규 분양을 진행한 영향이 컸다.

이렇다 보니 포스코건설의 경우 송도 개발사업 재개에 따른 미수채권 회수와 북경 포스코 센터 지분 매각 덕분에 재무안정성이 좋아지면서 장기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단기 신용등급이 A2에서 A2+로 오르기도 했다.

홍세진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에는 주요 건설사가 우수한 영업실적을 나타내면서 신용등급 유지 기조가 확인됐다"며 "기존에 진행한 주택 현장에서 이익창출이 예상되고, 분양시장 위축이 크지 않을 전망이라 올 상반기에도 이런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 등 일부 건설사의 재무 수치는 신용등급 상향 조정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 상황이다. 진행하고 있는 주택현장의 분양실적이 좋은 데다 지난해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분양물량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순차입금이 2018년 말 2700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기준 1조5000억원으로 증가하긴 했지만 리스부채 인식과 유럽 모듈러 사업 진행을 위한 지분 인수, 용인 기술연구소 등 유형자산투자 영향이 컸다.

황덕규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다만 "이익 지표와 현금흐름 지표간 차이가 큰 건설사의 경우, 이것이 단기간 내 해소 가능한 것인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필 것"이라며 "해외 현장에서 원활한 공사대금 회수 여부와 원가율 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기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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