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장비기업 유일에너테크가 이번달 공모일정에 돌입한다. 증시에서 불고 있는 2차전지 열풍을 타고 흥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유일에너테크는 오는 21~22일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뒤 28~29일 일반청약을 받는다. 공모가 밴드는 1만1000~1만4000원으로, 상단 기준 338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다음달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는 게 목표다. 신영증권이 상장을 주관한다.
2012년 설립된 유일에너테크는 2차전지의 핵심공정 중 조립공정에 적용되는 전문 설비를 생산하고 있다. 주요 제품은 전극의 절삭과 적층 관련 장비다.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배터리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최근 3개년(2017~2019년)만 놓고 보면 연평균 매출 증가율이 70%를 넘는다. 향후 절삭기 적용분야를 전기차,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스마트폰 배터리 등으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동종업계 기업인 하나기술이 공모절차에서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은 호재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하나기술은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394 대 1, 일반청약에서는 1802 대 1을 기록하며 기관투자가들과 개인의 투심을 끌어모았다. 하나기술은 2차전지 양산에 필요한 자동화 설비를 생산하고 있다. 대형 고객사를 확보했다는 점도 유일에너테크와 닮았다.
상장 이후에도 흐름이 좋았다는 평가다. 하나기술은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후 상한가)'을 기록했다. 이후 한동안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부담 등으로 주가가 부진했지만 최근 2차전지 훈풍 속에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상승률은 300%를 넘는다.
유일에너테크와 하나기술은 실적도 유사한 편이다. 유일에너테크는 2019년 매출 470억원을 기록해 하나기술(593억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 공모가 산정시 사용된 2020년 연환산 순이익과 적용 주가수익비율(PER)도 비슷했다. 유일에너테크는 2020년 연환산 약 65억원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기술은 70억원 수준이었다. 적용 PER은 유일에너테크가 27.72배, 하나기술이 28.43배였다.
공모금액도 유일에너테크는 266억~338억원, 하나기술은 280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유일에너테크는 오버행 이슈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평가다.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을 31.7% 정도로 조절했다. 벤처캐피털(VC)을 포함한 주요 재무적투자자(FI)들이 최소 1개월 이상 보호예수를 확약했다. 상장 직후 매도물량이 쏟아져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를 해소한 셈이다. 공모가도 하나기술(3만5000원)에 비해 매력적으로 책정됐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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