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에 대한 월가의 투자등급 상향이 잇따르고 있다. 올해 D램 시황이 급격히 개선될 것이란 관측에서다.
5일(미 현지시간) 마이크론의 주가는 4.33% 오른 주당 77.26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3개월간 상승률은 62.3%에 달한다.
이날 급등세는 씨티그룹의 크리스토퍼 대닐리 애널리스트가 투자등급을 기존 '매도'에서 '매수'로 두 단계 상향하고 목표주가도 35달러에서 100달러로 높인 데 따른 것이다.
대닐리 애널리스트는 "2017년 이후 가장 큰 수급불균형(공급 부족)으로 D램 시장의 오래 기다려온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투자등급 상향 이유를 밝혔다. 그는 "마이크론의 주가가 지난 2개월간 40% 넘게 올랐지만 통상 2년 가량 지속되는 D램 시황의 반등은 여전히 많은 상승 잠재력을 제공하며, 수급 상황은 적어도 내년까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도이치뱅크의 시드니 호 애널리스트는 지난 4일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과 판매량이 곧 개선될 것이라며 마이크론에 대한 목표주가는 주당 10달러에서 85달러로 올렸다. RBC캐피털 마켓의 미치 스티븐스 애널리스트도 같은 날 주당 26달러에서 83달러로 상향했다. 또 웰스파고는 지난달 마이크론을 2021년 톱 픽(최고 추천주)으로 꼽았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1분기 실적 전망을 높였다. 매출은 기존 50~54억달러에서 57억~57억5000만 달러로 바꿨고, 주당순이익(EPS)은 0.32~0.46달러에서 0.61~0.65달러로 높였다. 마이크론은 오는 7일 장 마감 뒤에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마이크론의 산제이 메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1일 크레딧스위스가 주최한 투자자 행사에서 "D램과 낸드 둘 다 물량뿐 아니라 가격에서도 강세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D램을 보면 관련 업계 수급을 볼 때 계절적으로 약한 1분기를 넘어서면 1년 내내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중요한 건 모든 수요 요인이 D램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31일 업계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21년 D램에 대한 투자를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삼성의 내년 D램 생산능력(CAPEX) 투자는 올해보다 사실상 줄어들 것이며, SK하이닉스는 NAND에 대한 투자는 늘리겠지만 D램에서는 보수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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