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58·사진)는 지난달 3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출범한 한국AI교육협회의 발족 취지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문 교수가 초대 회장을 맡은 한국AI교육협회는 ‘AI 교육 대중화’를 목표로 AI를 연구하는 30여 명의 국내 교수진과 산업계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비영리 교육단체다.
문 회장은 현재 AI 인력을 길러내는 한국의 교육 시스템을 ‘절름발이 교육’이라고 비유했다. AI 강국이 되려면 알고리즘 등을 설계할 수 있는 ‘기술적 인재’를 양성하는 동시에 그 기술을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인력도 육성해야 하지만 정부와 대학 등 교육기관은 기술자 양성에만 매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물론 기술자 양성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기술자만 양성해서는 산업이 발전할 수 없어요. 법조계를 예로 들어볼까요. 정부 지원을 받아 AI를 공부한 사람은 결코 법률 서비스에 AI를 적용하지 못할 겁니다. 법률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이 언제 어디에서 불편함을 느끼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결국 변호사와 협업해야 하는데, 이런 방식보다는 변호사처럼 원래 해당 분야 전문가가 AI 기술을 이해해서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게 훨씬 효율적입니다.”
문 회장은 “기업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AI 교육이 가장 시급하다”고 했다. 그는 “AI를 배우고 싶어 하는 CEO가 굉장히 많은데도 마땅히 배울 곳이 없는 상황”이라며 “CEO가 AI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기업 현장 적재적소에 AI를 도입해야 AI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했다.
AI 교육 대중화를 내세운 한국AI교육협회가 올 3월 첫 교육과정으로 ‘AI CEO과정’을 여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문 회장은 “CEO에 대한 교육을 필두로 기업 임원, 중간 관리자를 위한 과정까지 단계별로 만들 것”이라며 “최대한 많은 기업이 AI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과 안목을 기르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문 회장은 2019년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에 ‘AI융합비즈니스 전공’ 석사과정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비즈니스 현장에 AI를 융합할 수 있는 인재를 기르자는 취지로, 한국AI교육협회와 출범 취지가 사실상 같다.
문 회장은 “취지는 같지만 8주 안팎의 단기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협회의 교육과 2년 과정의 대학원 석사 커리큘럼은 다를 수밖에 없다”며 “협회는 AI를 바로바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데 방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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