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서 발견된 멸종위기 수달…몸에 상처·배설물에 플라스틱

입력 2021-01-07 15:05   수정 2021-01-07 15:15


멸종 위기종이자 천연 기념물인 수달이 중랑천, 청계천 등 서울 시내 한강에서 발견됐다. 그러나 수달의 몸 이곳 저곳에는 상처가 나 있었고 배설물에서 플라스틱과 방습제 등이 나오는 등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회적협동조합 한강과 중랑천환경센터, 고덕천을 지키는 사람들은 7일 서울 여의도 샛강생태공원방문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강 지류 최소 3곳에서 수달 개체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단체들은 "수달이 서울 시내 여러 곳에서 확인된 것은 처음"이라며 "수달의 서식과 복원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수달은 천연기념물 330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한강 본류(팔당∼강서 습지)와 중랑천·청계천 등 한강 지류에서 수달의 서식 가능성을 조사한 결과 청계천, 성내천에서 수달 여러 개체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고 밝혔다. 중랑천과 고덕천에서는 수달의 흔적들을 다수 발견했다.

그러나 수달들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으며 서식 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들은 밝혔다.

포착된 수달들은 목과 몸통, 꼬리 등에서 상처가 나 있었다. 외상으로 찢기거나 무엇인가에 물린 자국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수달의 배설물에서는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방습제 등이 발견됐다. 방습제는 포장 김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단체는 "수달이 플라스틱 등을 직접 먹었거나 먹이였던 물고기들로부터 섭취된 것으로 보인다"며 "오염된 환경과 부족한 먹이에 의존하는 수달들의 상태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천의 최상위 포식자인 수달의 서식과 번식은 생태계 안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한강의 자연 회복 가능성을 보여주는 수달 보호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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