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제로 금리’ 상황에서 가계자산이 주식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세계적으로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지만 한국에선 ‘주식 쏠림’이 더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유동성 과잉’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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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시가총액이 한국의 3배 수준인 일본 증시보다도 월등히 많다. 도쿄증시 1부와 2부, 자스닥의 하루 거래대금은 5일 1조1430억엔(약 12조540억원), 6일 2조3524억엔(24조8074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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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전문가들은 새해 동학개미 전선이 넓어지면서 코스피지수가 예상보다 빠르게 3000선을 돌파했다고 보고 있다. 이서구 가치투자자문 대표는 “주식시장이 펀더멘털보다는 유동성의 힘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유동성 장세가 끝나기까지는 당분간 지수가 안정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폭발적인 유동성 장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가 시장의 최대 관심사다. 최광욱 제이앤제이자산운용 대표는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풀리면서 주식 비트코인 부동산 원자재 등 가격이 존재하는 상품들이 모두 오르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한국에선 부동산에 쏠렸던 자금이 저평가된 주식시장으로 더 빠르게 이동하고 있지만 1년이 되지 않은 만큼 실물경기가 확 좋아지기 전까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부장도 “다양한 변수가 있지만 시중자금 규모를 감안할 때 예탁금이 20조~30조원 더 들어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 급등한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는 경계론이 나오지만 유동성의 힘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 전망이다. 박 부장은 다만 “역설적이지만 세계적으로 코로나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실물경기가 좋아지면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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