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미 의사당에 난입한 사건을 두고 유럽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적 쿠데타 시도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7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의 안보 관련 관리 3명을 인용해 이 사건의 정황상 우발적인 폭력 사건이라기보다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에 따라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또 의사당 경호를 담당하는 경찰 등 일부 연방 기관도 최소한 묵인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쿠데타 시도'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프랑스의 경찰 관계자는 이날 난입을 쿠데타 시도로 볼 수 있는 정황으로 경찰의 어설픈 대응을 꼽았다. 의사당 안팎을 경호하는 경찰이 난입 사건을 최소한 방조한 책임이 있고 이는 단순 실수가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집회를 한 뒤 의사당으로 몰려갔는데 통상적이었다면 경찰이 참석자들이 돌발행동을 하지 않도록 경찰통제선을 치고 철저하게 통제한다. 하지만 시위대가 의사당으로 몰려가도록 경찰은 사실상 방치했고, 오히려 시위대가 의사당에 진입할 수 있도록 철제 펜스를 열어주는 듯하거나 의사당에서 이들과 사진을 찍는 모습도 보였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날 백악관 앞 시위대는 전혀 통제되지 못했고, 의사당까지 제지받지 않고 의사당으로 향할 수 있었다"며 "주요 시설 경비의 절차를 고려할 때 조사해보면 의사당 주변에 연방 경찰력이 추가로 배치되지 못하도록 개입한 사실이 드러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난입 사건 2시간 뒤에서야 주방위군이 출동한 것도 이런 쿠데타 시도를 묵인한 정황이라고 도 언급했다. 의사당 보안을 담당하는 의회경찰은 주변에서 시위가 예정되면 연방 정보기관, 주경찰, 주 방위군과 조율하는 게 통상적이지만, 이번엔 이 과정이 아예 없었거나 너무 늦었다는 분석이다.
다른 유럽 소식통은 이 매체에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뒤 의사당을 공격하는 이들에게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그만두라고 사실상 말하지는 않았다"라며 "오늘 우리 정부에 '트럼프가 시도한 쿠데타가 실패했다는 합리적인 수준의 확신이 있다'고 보고하겠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의 '쿠데타 시도'가 실패한 것에 천만다행이라는 반응이 나온다고 전했다. 유럽 정보기관 관계자는 "미국에서 쿠데타가 성공했다면 우리는 미국에 대해 금융제재와 외교, 군사 봉쇄로 대응해야 하는데 이는 상상하지 못할 만큼 어려운 일"이라며 "(쿠데타 시도가) 성공하지 못해 신에게 감사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트럼프 시대에 미국의 특권과 도덕적 우위가 충격적인 속도로 추락함으로써 칩을 하나 얻게 돼 기쁠 것"이라며 "미국이 자초한 혼돈의 순간마다 중국, 러시아는 물론 터키, 헝가리 등의 군소 독재자를 돕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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