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hankyung.com/photo/202101/AA.24898755.1.jpg)
혁신적인 변화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산형 기술, 나노 기술, 생명공학, 맞춤형 의료 등이다. 이 가운데 몇몇 분야에서는 강력한 업들이 탄생했고, ICT는 거대한 부의 탄생을 위한 필수요건이 되었다. 하지만 경제의 관점에서 이러한 기술들이 사회 전체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성장의 기회를 늘리고, 후생을 증가시켰는지 혹은 더 많은 사람에게 확산되었는지 불명확하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혁신은 그 환경에 따라 사회적으로 이롭게 사용될 수도, 해롭게 사용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불평등 심화의 원인으로 기술 변화를 지목하기도 하고, 세계화를 거론하기도 한다. 한편에서는 정부가 자유로운 기업 경쟁 시스템에 규제를 가한 탓이라고 판단하는 학자가 있는가 하면, 위험을 감수하고 고용을 창출해 기회를 잡은 주체가 많아진 결과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모두 오늘날 혁신환경 문제를 개선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불평등이라는 현상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불평등이라는 증상이 아닌 불평등을 초래하는 구조와 규칙 전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효율과 형평이 서로 상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경제적 성과를 해치지 않고도, 심지어 경제적 성과를 촉진하면서도 불평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불평등의 심화가 경제적 성과에 악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경로를 찾아냈고, GDP 증가율이 높아져도 반드시 폭넓은 계층에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이유도 밝혀냈다. 분명 성장이 창출하는 전반적인 이득이 개인에게 어떻게 분배되는가는 수많은 요인이 개입된 복잡한 현상이다. 요인을 찾아냈다고 하더라도 이들 요인의 상대적 기여도를 분간해 내는 일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이들 연구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결론은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불평등 자체가 아닌 경제구조가 형성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점이다.
경제학은 완전경쟁시장을 가정하지만, 현실에서 경쟁이 완벽하게 작동하는 시장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시장에서의 결과는 단지 수요와 공급만이 아니라 제도와 규칙의 영향을 받은 산물이다. 한편 규칙은 일정 부분 시장지배력에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시장지배력을 가진 주체는 자신에게 유리하게 시장의 규칙을 정할 힘이 있기 마련이다. 이제는 이러한 규칙을 특정 주체가 아닌 사회 전반에 유리하도록 개정해야 할 시점이다.
기술 덕분에 얻은 성장과 기회, 후생이 특정 주체가 아닌 공동의 번영에 사용될 때 더 큰 경제적 과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2101/AA.21240535.1.jpg)
공동의 번영을 추구해야
더 큰 경제적 성과 창출 가능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