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대정부 긴급현안질의에서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목소리를 높이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정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백신 수급 책임을 "담당자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발언한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을 향해 "그렇게 말씀하셔도 되냐. 떠넘기긴 뭘 떠넘기냐"며 언성을 높였다. 그러면서 "질의는 좋은데 국가 원수에 대해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품위를 지켜라"고 재차 다그쳤다.
정 총리는 백신 확보물량에 대해 "5600만명분이면 현재로서는 적당한 양보다 많으면 많았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야당이 선진국이 인구수보다 코로나 백신을 7배나 더 확보한 이유를 묻자 "그 나라에 가서 물어보라. 남의 나라가 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가"라며 다소 거칠게 맞받았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국민의 생계 곤란에 월급 받는 것이 미안하다. 월급 좀 삭감하라"고 쏘아붙이자 "말로만 하지 말고 실행을 해라. 작년에 우리 정부는 실천했다"고 반박했다.
야당 질의에 강경한 태도를 고수해오던 정 총리는 자영업자의 고충을 언급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는 헬스장 등 일부 업종이 제기한 방역지침 형평성 문제를 묻는 정의당 배진교 의원의 질의에 "영업을 하지 못하면서 (임대료를) 부담해야 하는 자영업자의 눈물을 어떻게 닦아줄 것인가…"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다 고개를 떨군 정 총리는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다.
이어 그는 "충분히 이해되고 역지사지를 해보면 얼마나 힘들까 눈물이 난다"며 "정치권과 정부가 함께 대책을 만드는 계기가 되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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