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7%·현대車 19%↑…'국가대표株' 역대급 폭등

입력 2021-01-08 17:18   수정 2021-01-15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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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는 사람도 있고, “무섭다”는 사람도 있다. 주가를 전망하고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들도 “심리적 쏠림 현상”이라고밖에 설명을 못 한다.

주가가 3000을 찍은 지 이틀 만에 3150선을 뚫고 올라갔다. 현대모비스 같은 대형주가 상한가를 기록하고,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하루에 수십조원 늘어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주가 급락 후 반등장에서는 볼 수 있었지만 상당 수준 올라온 상태에서 급등한 것은 1999년 닷컴 버블 이후 처음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대형주 주가가 급등하면서 4대 그룹 계열사 시총이 전체 유가증권시장의 50%를 훌쩍 넘어버리는 등 다양한 기록을 양산하고 있다. 대형주를 자극하는 각종 호재도 쏟아지고 있다.
시총 상위주 줄줄이 신고가

8일 삼성전자는 7.12% 상승한 8만8800원에 마감했다. 사상 최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종가 기준 보통주 시총만 처음 500조원을 넘겼다. 530조1167억원에 달했다. 작년 11월 말 400조원을 넘긴 지 약 한 달 반 만의 일이다. 시총 2위 SK하이닉스도 100조원을 넘겼다. 올 들어서만 16.45% 급등했다. 현재까지 시총 100조원을 넘긴 기업은 이 두 곳뿐이다.

시총 50조원 클럽에도 새로운 이름이 추가됐다. 현대자동차, 네이버, 삼성SDI가 그 주인공이다. 현대차는 이날 약 10년 만에 시총 50조원대를 다시 밟았다. 자동차 출시를 준비하는 애플이 현대차와 협의 중이라는 소식에 19.42% 급등한 24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만에 유가증권시장 시총 8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우선주 제외). 작년 9월부터 조정을 겪은 네이버는 7.77% 급등하며 작년 9월에 이어 또 한번 시총 50조원을 넘겼다.

삼성SDI가 시총 5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차전지주 상승세와 함께 지난 2주간 32%가량 상승했다. 김철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올해는 삼성SDI의 공격적인 수주가 예상된다”며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커지면서 실적 개선이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현대차·LG·SK 4대 그룹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늘었다. 4대 그룹의 시총 비중은 2018년 초 49%에서 이날 57%로 높아졌다. 한국 증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절반에 육박한다.

대형주에 매수세가 집중된 영향이다. 올 들어 8일까지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45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삼성전자만 2조원어치 사들였다. 이어 LG전자(5225억원) SK바이오팜(3813억원) 셀트리온(1207억원) 등 대형 성장주를 계좌에 담았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LG화학(3645억원) 현대차(2633억원) 카카오(2588억원) SK하이닉스(2483억원)를 순매수하며 시총 상위주의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기관은 3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주주 요건에서 자유로워진 ‘큰손’들이 해가 바뀐 뒤 다시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상대적으로 기관, 외국인의 영향력이 감소한 가운데 개인의 대규모 순매수는 대형주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당 100만원 넘기기도
100만원을 넘긴 종목들도 등장했다. LG화학은 이날 장중 101만6000원을 찍었다. 종가 기준으로도 증권사 목표주가인 100만1850원까지 불과 1.2%만을 남겨두고 있다. 시총은 70조원을 넘겼다. 게임주의 전반적인 강세에 힘입어 엔씨소프트도 장중 100만원을 터치했다. 이전까지 주당 가격이 100만원을 넘는 종목은 LG생활건강이 유일했다.

코로나 반등장 이후 횡보하던 카카오 주가도 반등했다. 이날 7.83%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전날 주당 40만원을 처음으로 넘기고 43만원대까지 진입했다. 목표주가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최근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53만원까지 높여 잡은 이민아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사업부문이 견고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어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70% 증가할 것”이라며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 자회사 기업가치도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경계론은 주춤
대형주 급등에 경계론도 주춤한 분위기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강세장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쏟아져 들어오는 유동성의 속도가 향후 주가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로 자금이 계속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그 속도가 떨어지면 조정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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