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대장주 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무섭게 뛰고 있다. 역대 처음으로 개당 4만달러마저 돌파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 1시15분 개당 4만216.50달러에 거래됐다. 24시간 전과 비교하면 13% 넘게 급등한 수치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후 잠시 횡보하다 오후 5시10분 현재 3만953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작년 12월 6일 처음으로 2만달러 벽을 돌파했다. 한 달여만에 가격이 두 배 뛴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작년에만 4배 넘게 상승했다.
비트코인이 각광을 받는 건 시중에 유동성이 대거 풀린 데 따른 영향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정부는 작년 3월 이후 3조5000억달러의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했다. 달러 약세와 함께 주식 부동산 가상화폐 금 등 자산 시장이 일제히 호황을 구가해 온 배경이다.
3년 전 폭락 때와 달리 “가상화폐가 실제 통화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자산 가치를 가질 것”이란 관측이 늘어난 점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월스트리트의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인 폴 튜더 존스, 스탠리 드러컨밀러 등은 비트코인에 대규모 투자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뉴욕 자산운용사 반에크어소시에이츠(반에크)가 비트코인 가격과 연동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설립을 추진하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승인을 따낼 경우 주류 금융시장에 처음 진출한다는 의미여서다.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내놓고 있다. 단기간 지나치게 급등했다는 게 이유다. 유명 시장 분석가이자 투자자인 피터 브랜트는 이날 트위터에 “지금 시점에서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건 너무 늦었다. 기차는 이미 역을 떠나 버렸다.”고 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비트코인은 통화가 아니며 안정적인 가치저장 수단도 아니다”며 “결국 거품이 꺼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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