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러'로 헤쳐모여"…트럼프 지지자들, 우파 SNS에 새둥지

입력 2021-01-10 10:47   수정 2021-01-10 11:0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새로운 우파 소셜미디어 '팔러'로 대거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애플과 구글은 앱스토어에서 팔러를 내려받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조치를 내렸다.

폭스뉴스는 9일(현지시간) 미국 소셜미디어 업체 트위터가 트럼프 대통령 계정을 영구 정지하는 등 강력한 조치에 나서자 보수 강경파 활동가들과 일부 공화당 소속 정치인들이 우파 소셜미디어 팔러로 피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팔러는 '큐어넌'(QAnon)과 '프라우드 보이스'(proud boys) 등 극우 단체 회원과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애용하는 소셜미디어다.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공화·켄터키)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트위터에서 팔러로 옮기겠다고 밝혔고, 매디슨 코손 하원의원(공화·노스캐롤라이나)도 트위터에 성조기 그림과 함께 자신의 팔러 계정을 홍보하는 글을 올렸다.

보수 라디오방송 진행자 마크 레빈은 "트위터의 파시즘에 항의한다"며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팔러로 이동할 것을 촉구했고, 큐어넌 음모론 신봉자 가운데 한 명인 방송인 겸 작가 앤절라 스탠튼 킹은 '팔러 망명'을 공개 선언했다.

트위터 사용이 영구정지된 트럼프 대통령이 팔러 등 대안 SNS로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트위터 계정이 차단되자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러 사이트와 협의를 진행 중이며 곧 큰 발표가 있을 것이고, 가까운 시기에 우리만의 플랫폼을 만들 여지가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팔러가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서 대안 SNS로 부상하면서 팔러는 이날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다. 팔러 다운로드 횟수는 7일 5만5000여 건에서 8일 21만여 건으로 급증했다. 지난 6일부터 사흘간 미국에서 이 앱을 다운로드한 횟수는 26만8000여 건으로 집계됐다.

급기야 애플은 10일 팔러를 앱스토어에서 삭제하는 조치를 내렸다. 애플 대변인은 "우리는 항상 앱스토어에서 다양한 관점을 지지해왔지만, 폭력과 불법 활동의 위협에 있어서는 우리의 플랫폼에서 설 자리가 없다"고 밝혔다. 구글 역시 지난 8일부터 팔러를 다운로드하지 못하도록 차단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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