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용 페이오니아코리아 대표(42·사진)는 지난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프리랜서 시장이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페이오니아는 국가 간 전자상거래를 통해 해외 소비자와 돈을 주고받는 개인이나 기업의 대금 수취를 도와주는 미국 핀테크(금융기술) 업체다. 한국에 있는 개인이나 기업이 아마존을 통해 미국 소비자에게 물건을 판매하려면 미국 현지에 계좌를 개설해야 하는데, 이 같은 번거로움을 대신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자상거래 편의성을 높인 기업으로 인정받아 지난해엔 포브스 선정 ‘핀테크 50’에 이름을 올렸다.
이 대표는 “지난해 페이오니아를 통해 해외 결제대금을 수취한 한국 셀러(판매자)가 전년에 비해 4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그만큼 우리나라에도 국가 간 전자상거래에 참여하는 개인과 기업이 늘었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방식의 경제활동이 이어지면서 프리랜서 형태로 글로벌 시장에 참여하는 개인이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국가 간 전자상거래에 참여하는 셀러의 수만 늘어난 게 아니다. 이들의 평균 판매액은 더 큰 폭으로 올랐다. 이 대표는 “셀러가 40% 늘어나는 동안 셀러들의 총판매액은 80% 넘게 증가했다”고 했다. 그는 “똑같은 프리랜서라고 했을 때 국내에서만 활동하는 프리랜서보다 해외 시장을 무대로 활동하는 프리랜서의 소득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며 “재화든 서비스든 전자상거래에 나설 때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해야만 하는 ‘글로벌 프리랜서’ 시대가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신 보급으로 코로나19 사태가 해결되면 비대면 방식의 국가 간 전자상거래가 다시 위축되지는 않을까. 이 대표는 “코로나19가 끝나도 성장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비대면 경제활동의 확산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이미 진행돼온 현상”이라며 “지난 1년이 각 경제 주체가 국경을 뛰어넘는 전자상거래 방식을 확인해본 해라면, 올 한 해는 본격적으로 시장이 활성화되는 성장의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2002년 외환카드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입사 2년 만에 회사를 그만두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미시간대에서 정보학 석사학위를 딴 그는 2006년 구글에 입사했다. 당초 인턴으로 지원했지만, 한국 시장에 진출하려던 구글 측이 정직원으로 입사할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구글에서 11년간 일한 그는 2018년 3월부터 페이오니아 한국 지사를 이끌고 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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