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 암세포 전이 심화한다"

입력 2021-01-10 17:59   수정 2021-01-11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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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이 암을 키우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지방산이 암세포 전이를 심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연구재단은 전양숙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일본 요코하마국립대 연구팀과 함께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유리 지방산이 인접 암세포를 자극하는 기전을 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유리 지방산은 지방세포에서 지방질 분해로 생성·분비되는 지방산이다. 세포의 에너지원 또는 대사 및 성장을 위한 신호전달물질로 쓰인다. 연구팀은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유리 지방산이 인접한 암세포의 HIF-1a를 활성화하는 자극원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HIF-1a는 암세포가 이동성과 침윤성을 지닌 세포로 변하는 현상에 관여하는 전사인자다.

연구팀이 1700개 구획으로 된 칩에 여러 조합의 세포를 함께 배양해 타원체로 자라는 세포군집의 조밀한 정도를 비교한 결과, 암세포와 지방세포를 함께 배양할 때 암세포가 더 활발히 움직였다. 연구팀이 암세포가 있는 생쥐모델에 지방산을 주입했더니 암세포가 결장에서 간 및 두부까지 퍼져나갔다. HIF-1a를 억제하는 간섭 RNA(리보핵산) 조각을 지방산과 함께 주입한 경우 암세포의 이동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암세포와 다른 세포와의 상호관계를 알아내기 위해 지금까지는 간접적인 방식이 주로 활용됐다. 다른 종류의 세포로부터 획득한 배양액을 배양 시 혼합하거나, 상하로 구획이 나뉜 배양칩에 세포를 함께 배양하는 식이다.

전 교수 연구팀은 산소 투과율이 높은 실리콘 소재(PDMS)를 이용해 지방세포와 암세포가 직접 접촉해 자라도록 했다. 세포가 서로 붙어 자랄 수 있는 3차원 배양칩을 제작하고, 암세포와 지방세포를 적정 비율로 함께 배양해 생체 환경과 비슷한 환경을 구현했다.

연구팀은 구축된 3차원 배양칩을 지방세포 외에도 여러 종류의 기질세포와 암세포 간 상호관계 규명에 활용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생체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스에 지난해 12월 29일 게재됐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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