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지방산은 지방세포에서 지방질 분해로 생성·분비되는 지방산이다. 세포의 에너지원 또는 대사 및 성장을 위한 신호전달물질로 쓰인다. 연구팀은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유리 지방산이 인접한 암세포의 HIF-1a를 활성화하는 자극원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HIF-1a는 암세포가 이동성과 침윤성을 지닌 세포로 변하는 현상에 관여하는 전사인자다.
연구팀이 1700개 구획으로 된 칩에 여러 조합의 세포를 함께 배양해 타원체로 자라는 세포군집의 조밀한 정도를 비교한 결과, 암세포와 지방세포를 함께 배양할 때 암세포가 더 활발히 움직였다. 연구팀이 암세포가 있는 생쥐모델에 지방산을 주입했더니 암세포가 결장에서 간 및 두부까지 퍼져나갔다. HIF-1a를 억제하는 간섭 RNA(리보핵산) 조각을 지방산과 함께 주입한 경우 암세포의 이동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암세포와 다른 세포와의 상호관계를 알아내기 위해 지금까지는 간접적인 방식이 주로 활용됐다. 다른 종류의 세포로부터 획득한 배양액을 배양 시 혼합하거나, 상하로 구획이 나뉜 배양칩에 세포를 함께 배양하는 식이다.
전 교수 연구팀은 산소 투과율이 높은 실리콘 소재(PDMS)를 이용해 지방세포와 암세포가 직접 접촉해 자라도록 했다. 세포가 서로 붙어 자랄 수 있는 3차원 배양칩을 제작하고, 암세포와 지방세포를 적정 비율로 함께 배양해 생체 환경과 비슷한 환경을 구현했다.
연구팀은 구축된 3차원 배양칩을 지방세포 외에도 여러 종류의 기질세포와 암세포 간 상호관계 규명에 활용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생체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스에 지난해 12월 29일 게재됐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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