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1일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이 국회를 통과한 지 3일 만에 “중대재해법 통과에 합의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보완 입법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다만 한 발 늦은 대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경제단체 간담회’에서 중대재해법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합의된 법안이 아니다”며 “저희는 대부분 반대해 본회의에서도 네 사람만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참석해 함께 심의한 것을 두고 ‘합의한 게 아니냐’고 하는데, 최악을 방지하기 위해 그랬던 것”이라며 “저쪽이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니 최악을 막기 위해 그랬던 것일 뿐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대안 입법에 대한 당장의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행이 1년 유예됐으니 시행 전이라도 중소기업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단체장들에게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를 말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찬성도 반대도 아닌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는 비판 속에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법 통과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낸 이후 국민의힘은 “총론에는 찬성하지만 각론은 살펴봐야 한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이날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당 지도부가 초지일관 법안 통과에 협조하겠다고 밝혔었는데 이제 와서 법안에 반대했다고 하니 황당하다”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이 같은 비판에 “찬성이냐 반대냐를 당론으로 꼭 뚜렷하게 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원론적으로 찬성하되 위헌 요소를 들여다본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자 전략이었다”고 설명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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