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리시가 새해 첫 우승으로 그동안의 설움을 모두 날렸다. 공교롭게도 코로나19로 인해 출전 기회를 얻은 대회에서다. 잉글리시는 11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마우이의 카팔루아 플랜테이션 코스(파73·7596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새해 첫 대회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670만달러)에서 최종합계 25언더파 267타를 쳤다. 이어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잡아 파에 그친 호아킨 니만(23·칠레)을 따돌리고 우승했다.
잉글리시는 원래 출전 자격이 없었다.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는 전년도 PGA투어 챔피언들만 출전하는 ‘왕중왕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때문에 지난해 일정이 축소된 탓에 선수가 부족했다. 대회 주최 측은 잉글리시를 포함한 2019~2020시즌 투어챔피언십 진출자에게 출전권(16장)을 나눠줬다. 이 덕분에 그는 우승상금 134만달러(약 14억7000만원)를 안고 집으로 향하게 됐다.
잉글리시는 라이언 파머(45·미국)와 21언더파 공동 선두로 출발했다. 이날만 9타를 줄인 니만이 먼저 25언더파로 경기를 끝냈다. 잉글리시는 마지막 18번홀(파5)을 남겨두고 24언더파로 니만에게 1타 뒤진 상태. 두 번째 샷을 홀 옆 약 3m에 붙여 이글 기회를 잡았으나 이를 넣지 못하고 버디로 마무리하면서 연장전에 들어갔다.
18번홀에서 열린 연장 첫 홀에서 잉글리시는 두 번째 샷을 그린 주변에 보낸 뒤 퍼트 두 번으로 마무리하며 버디를 잡았다. 반면 니만이 러프에서 친 세 번째 샷은 그린에 미치지 못했다. 퍼터로 친 네 번째 샷도 홀을 외면하면서 잉글리시의 우승이 결정됐다.
임성재와 함께 PGA투어를 이끌어갈 기대주로 불리는 니만은 비록 우승은 놓쳤으나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또 다른 ‘차세대 스타’ 콜린 모리카와(24·미국)는 20언더파 공동 7위를 기록했다. 전날 경기 도중 동성애자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저스틴 토머스(28·미국)는 최종합계 24언더파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37·미국)은 18언더파 공동 11위였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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