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일자리 사업 끝나자…고용통계 '곤두박질'

입력 2021-01-11 12:00   수정 2021-01-11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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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전년 같은 달에 비해 23만9000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40만명 가까이 늘어났던 전월의 절반 수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과 함께 정부의 공공일자리 사업이 연말에 대부분 종료되면서 고용충격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2030에서만 -7만2000명
1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통계로 본 12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394만8000명이었다. 1~12월 매월 말 가입자 수의 12개월 평균치로, 전년보다 27만4000명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연간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전년보다 51만명 늘어난 1367만4000명이었다. 표면적으로는 지난해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폭이 전년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보이지만, 매년 증가 추이까지 감안하면 약 30만개의 일자리가 감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폭이 전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지만 공공일자리가 많은 공공행정업만은 예외였다. 지난해 공공행정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8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공공행정 분야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2015년 1000명이 늘며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2016년 +4000명, 2017년 +1만1000명, 2018년 +2만1000명, 2019년 +3만9000명이었다. 공공행정업이 포함된 전체 서비스업 가입자 수는 30만3000명이 증가해 전년도 +49만3000명에 비해 60% 수준에 그쳤다.

연령별로는 20~30대의 고용충격이 가장 컸다. 지난해 29세 이하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2만4000명이 감소해 2010년 이래 감소폭이 가장 컸다. 30대는 4만8000명이 급감해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공공일자리 사업 따라 춤추는 고용통계
공공일자리 효과로 인한 고용통계 착시는 지난달 지표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408만명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23만9000명 증가했다. 전월 증가폭 39만4000명의 절반 남짓한 수준이다.

12월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폭이 급감한 것은 지난 연말 정부의 직접일자리 사업 종료와 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결과다. 우선 서비스업 가입자 수는 전년 같은 달에 비해 24만1000명 늘어 전월 증가폭(+41만1000명) 대비 반토막이 났다. 공공일자리가 속해 있는 공공행정 가입자 수가 11월 +20만5000명에서 지난달 +6만2000명으로 급감했기 때문이다. 역시 공공일자리가 많은 보건복지업 가입자 수도 11월까지는 10만명대 증가폭을 유지했으나 지난달 9만7000명으로 줄었다.

공공행정 가입자 수는 정부와 지자체의 일자리 사업 추진 경과와 흐름을 같이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해 정부 일자리 사업도 상당부분 중단됐던 4~7월에는 5만명 미만의 증가세였지만 8월 +13만3000명, 9월 +18만1000명, 10월 +19만9000명, 11월 +20만5000명 등 공공일자리 사업 확대와 함께 고용보험 가입자 수도 크게 늘었다.

김영중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일자리 사업마다 성격이 달라 운영 기간도 제각각"이라면서도 "12월 공공행정 가입자 증가폭이 급감한 데는 지난해 3차 추가경정예산으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벌인 30만명 규모의 희망근로사업이 대부분 11월에 종료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음식점업서만 -3만명…제조업은 그나마 호전
지난달 악화된 고용지표는 공공일자리 사업 종료와 함께 코로나19 3차 확산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 숙박음식업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숙박음식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 감소폭은 지난해 11월까지 1~2만명대를 유지해왔으나 지난달에만 3만4000명이 급감했다. 특히 집합금지·영업제한 조치 따라 음식점은 일자리 대란을 겪었다. 음식점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9월 -1만5000명, 10월 -2만1200명, 11월 -2만1700명이었다가 지난달에는 3만100명이 줄었다. 지난해 11월 24일 수도권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 상향, 12월 8일 2.5단계 적용에 이어 같은 달 24일 2.5단계+α조치가 취해진 결과다.

서비스업에 비해 제조업은 그나마 일자리 감소폭을 줄이고 있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지난해 7월 -6만5000명 저점으로 감소폭이 지속적으로 줄어 지난달에는 -2만1000명이었다. 휴대폰 부품의 수출 증가, 신차 효과 등 힘입어 전자통신, 자동차제조업이 선전한 결과다.

김 실장은 "고용행정통계는 일용직과 자영업자 등을 포괄하지 못해 전체 노동시장을 반영하지 못하고, 통계에 반영되는 시차도 존재한다"며 "코로나19 충격이 가장 큰 대면서비스 업종에는 자영업자와 임시·일용 근로자가 많아 실제 고용충격은 더 컸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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