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구직급여 지급액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역대 최대 규모인 11조8500억원 이상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급여 지급액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에 따른 고용 충격 여파
고용노동부가 11일 발표한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구직급여 지급액은 95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지난해 1~12월 구직급여 지급액을 합한 금액은 11조8507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기존 최대 기록인 2019년 지급액 8조913억원을 훌쩍 뛰어 넘은 것이다.
구직급여는 실업자의 구직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고용보험기금으로 지급하는 수당으로, 실업급여의 대부분을 차지해 통상 '실업급여'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해 구직급여 지급액 급증은 코로나19에 따른 고용 충격 여파로 풀이된다. 2019년 10월부터 구직급여 지급 기간을 확대하는 등 생계 보장 기능을 강화한 것도 지급액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노동부의 설명이다.
지난해 12월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0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만2000명(12.5%)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7월 11만4000명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구직급여 수급자는 60만명으로, 18만1천명(43.2%) 급증했다.
분야별 고용보험 가입자 증감 차이 뚜렷
지난해 12월 고용보험 가입자는 1408만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3만9000명(1.7%) 증가했다.고용보험 가입자의 월별 증가 폭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작년 5월 15만5000명 바닥을 친 뒤 점점 늘어나 9~11월에는 30만명대를 유지했다. 이후 12월 들어 다시 20만명대로 떨어졌다.
특히 거리두기 타격이 컸던 숙박음식업과 정부 일자리 사업이 포함된 공공행정에서 감소가 두드러졌다. 대표적 대면 업종인 숙박음식업은 지난해 8월과 9월 각각 5000명, 1만3000명이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11월에도 2만2000명, 2만3000명이 줄더니 12월 3만4000명으로 역대 최대치로 감소했다.
공공행정의 경우 지난해 8월부터 13만3000명→18만1000명→19만9000명→20만5000명까지 가입자가 증가했지만 12월 6만2000명으로 규모가 급격히 줄었다.
택시, 전세버스 등을 중심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운수업은 1만3000명이 감소했다. 여행업·콜센터 등이 포함된 사업서비스업은 1만4000명이 감소했다.
반면 온라인·비대면 산업이 커지며 출판·통신·정보업은 지난해 11월(3만3000명)에 이어 12월에도 4만명 늘었다. 도소매업 가입자는 가전제품 도매 증가, 무점포소매업의 업황 호조 등에 힘입어 9000명 증가했다.
12월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354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만1000명(0.6%) 감소했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2019년 9월부터 15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감소 폭은 지난해 7월(6만5000명) 저점을 찍은 이후 그 폭을 줄이고 있다.
주력 산업인 전자·통신업과 기계장비업는 각각 400명, 100명이 늘며 증가세로 전환했다. 전기장비업은 9200명이 늘며 증가폭을 크게 늘렸다. 자동차업은 4700명이 줄며 지난해 11월(6600명)보다 감소폭을 줄였다.
지난해 12월 고용보험 가입자 증감을 연령대별로 보면 전 연령층에서 증가폭 둔화 또는 감소폭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60세 이상 가입자는 17만1000명으로 여전히 높은 수치를 보였고, 50대(9만7000명), 40대(2만4000명)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29세 이하 가입자는 2000명으로 지난해 11월(1만7000명)보다 증가폭을 크게 줄였다. 다만 30대 가입자는 지난해 11월(5만명)에 이어 12월에도 5만6000명이 줄어 감소폭을 키웠다. 정부 일자리 사업이 연말 종료된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노동시장 동향은 고용보험 가입자 중 상용직과 임시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특수고용직 종사자, 프리랜서, 자영업자, 초단시간 근로자 등은 제외된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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