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급 부동산 공약 쏟아내는 서울시장 후보들

입력 2021-01-12 17:08   수정 2021-01-20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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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서울시장 후보들이 오는 4월 선거를 앞두고 연일 부동산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임기 1년여에 불과한 보궐선거 시장 자리를 놓고 ‘대선 주자급’ 공약이 난무하는 양상이다. 당선을 위해 ‘지르고 보자’식의 대중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 부동산 정책을 내놓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우상호 ‘강변북로 위 임대주택’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출마 관련 1호 정책으로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우 의원은 강변북로·올림픽대로 위를 덮고 그 위에 짓는 등 방식으로 공공임대주택 16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또 서울시가 그간 반대해온 35층 층고 제한 해제와 강북 위주 아파트 재건축 허용 등도 언급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거들고 나섰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부 고밀화 또는 용도 변경을 통해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에 (주택)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한 대책을 준비 중”이라며 “설 전에 종합적인 (공급)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 의장은 “고밀화 및 용도 변경을 통해 용적률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범여권 서울시장 후보로 분류되는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역세권 미드타운’ 공약을 꺼내들었다. 지하철역 등 역세권 개발 활성화를 통해 서울에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野 후보 ‘반값 전세’, ‘80층 초고층 아파트’
야당의 서울시장 후보들도 경쟁적으로 대규모 주택 공급 정책을 내놓고 있다. 김선동 전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김선동의 희망주택’ 공약을 발표하며 주택 80만 가구 공급을 내걸었다. 이 가운데 5만 가구는 청년층을 위해 반값 전세, 신혼부부용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혜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1월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가칭 ‘허니 스카이(Honey Sky)’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올림픽대로나 강변북로 위에 신혼부부 등을 위한 아파트를 짓겠다는 것이다. 또 강북·강서 4개 권역에 80층짜리 초고층 복합주거시설인 ‘서울블라썸’을 짓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뉴타운 사업 활성화 등을 통해 5년 내로 신규 주택 6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도 서울 서초동에 있는 서울교육대학을 이전시키고, 해당 부지에 청년 주택을 지어 공급하겠다는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전문가 “현실성 의문”
전문가들은 여야 후보들이 선거 승리를 위해 설익은 정책을 던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강변북로 등 도로 위에 주택을 지으면 건축비가 급격히 늘고 공사기간도 길어질 것”이라며 “공사 과정에서 교통 마비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지반으로 가는 하중을 ‘파일 구조’로 다 버텨줘야 하는데 과연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지 의문”이라며 “소음 문제, 뒤편에 있는 기존 강변 아파트들의 조망권 침해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전 총장이 내건 ‘만 65세 이상 1가구 1주택 보유자 종합부동산세 면제’ 공약은 법 개정 사항이라 중앙정부와의 협의가 필요하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부동산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국토교통부 등 관계 기관과 함께 논의해야 할 사안이 많은데 독자적으로 내놓은 정책을 실행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동훈/이유정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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