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화폭에 옮겨 담고…습지에서 생명의 근원 주목하고

입력 2021-01-12 17:19   수정 2021-01-13 01:08


코로나19로 갑작스레 맞닥뜨린 비대면의 시대. 어릴 때부터 인터넷과 함께 자라온 밀레니얼 세대 작가들이 비대면을 통해 읽어낸 감각은 무엇일까. 서울 삼청동 공근혜갤러리가 새해 첫 전시를 통해 던진 화두는 ‘온택트’다. 지난해부터 포스트코로나를 주제로 열어온 특별 기획전의 세 번째 행사로 밀레니얼 세대인 김태연(35)과 박진희(37) 작가의 2인전을 선보였다.

동양화가인 김태연은 온라인 게임이 구축한 세계를 캔버스로 옮겨왔다. 김태연은 ‘리그오브레전드’에 푹 빠진 게임광이다. 그의 작품에는 인터넷 세계의 밈이 곳곳에 등장한다. 구부정하게 목이 굽은 게이머와 검은 소가 나란히 등장하는 ‘흑우’ 연작이 대표적이다. 흑우는 게임에서 아이템 구매 등을 위해 현금을 쏟아붓는 ‘호구’를 일컫는 인터넷 세계의 은어다.

‘얼굴없는 게이머’ 연작도 눈길을 끈다. 작가가 온라인에서 만나 친분을 쌓은 게이머들의 초상을 상상만으로 그린 작품이다. 비대면 시대의 인간관계는 실제로 만난 적은 없지만 현실 세계의 누구보다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잡아냈다. 그는 “몸만큼이나 온라인에서 형성된 관계가 건강해야 정신도 건강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며 “비대면의 시대에도 인간관계와 자아의 탐구는 계속된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온라인을 파고든 김태연과 달리 박진희는 습지를 주목했다. 생명의 근원을 습지라고 생각하고 자기 안의 이미지를 화폭으로 옮겼다. “코로나19가 자연을 가벼이 여긴 인간의 거만함이 불러온 참사라는 생각에 자연의 본질, 생명의 근원에 집중했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미국, 영국에서 서양미술을 전공한 박진희는 그간 설치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의 세계를 표현해 왔다. 이번에는 추상회화 작품을 내놨다. 여러 색을 입힌 캔버스 위에는 다양한 선과 이미지가 겹쳐진다. 여러 개의 무지개가 등장하지만 흐리고 어두운 색으로 표현했다. 박진희는 “무지개 너머가 마냥 희망차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담았다”며 “습지를 탐험하는 듯 위험스럽고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불안함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시선과 감각을 담은 이번 전시는 다음달 21일까지 이어진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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