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산점 인수기업에 '위로금' 받은 홈플러스 노조

입력 2021-01-12 18:23   수정 2021-01-12 18:25

홈플러스 대전 둔산점 매각을 둘러싸고 사측과 노조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노조가 홈플러스를 제외하고 둔산점 인수업체와 직원 고용보장 협약을 하자 사측에서 “위로금을 챙기기 위한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홈플러스노조)는 12일 홈플러스 대전 둔산점 인수기업인 미래인과 둔산점 전직원의 고용을 보장하는 협약식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둔산점 폐점 이후 새로 지어지는 건물에 들어오는 대형마트에 둔산점 직원 중 입사자들을 최우선 고용하는 게 골자다. 신축 건물 착공 시점까지 실직자들에게는 최대 45개월간 매달 100만원을 지급하고, 조합원들에게는 위로금을 총 1억5000만원 지급하기로 했다.

홈플러스 측은 이 협약에 대해 “노조가 점포 매각 반대 시위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위로금을 받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래인은 홈플러스 노조에 본조 2000만원, 지역본부 1000만원, 둔산조합원에 1억 2000만원을 지급했다. 조합원들은 각각 200만원씩을 나누어 받는다. 둔산점 직원 130여명 중 노조원은 50여명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노조는 이번 협약의 성과로 고용 보장을 내걸지만, 사측은 둔산점 매각을 결정한 이후 직원들을 100% 고용보장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대전에는 홈플러스 점포가 8곳 있다. 이 관계자는 “이 점포들은 인력이 부족해 충분히 둔산점 직원들을 수용할 여력이 된다”며 “그러나 노조 측이 사측 제안을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노조는 이에 대해 “사측이 구체적인 고용 보장 방안을 내놓지 않아 인수업체와 협상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둔산점 인근 점포인 탄방점도 다음달 폐점해 250여명의 직원들을 재배치해야 하는데, 사측이 내놓은 방안은 인근 30km 이내 점포 재배치로 거리만 따지면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까지도 가능해 조합원들의 불안이 컸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노조는 안산점 매각 결정이 난 이후 꾸준히 반대 입장을 내 왔다. 사측은 경영 효율화를 위해 점포들을 매각한다고 밝히지만, 노조 측은 대주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인수 차입금을 매각대금으로 채우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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