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는 12일 현 발행주식(약 120억주)의 10%에 해당하는 중국주식예탁증서(CDR)을 발행해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커촹반은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기술기업 중심 시장이다.
2차상장 추진 소식에 홍콩거래소에서 레노버 주식은 12일 8.93% 급등한 데 이어 13일에도 장중 10% 넘게 뛰었다. 시가총액은 1086억홍콩달러(약 15조3300억원)로 불어났다. 레노버가 커촹반 상장을 통해 조달할 수 있는 자금도 그만큼 늘어나게 됐다. 레노버는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제품·기술 개발과 전략적 투자에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위엔칭 레노버 회장은 "중국 자본시장에 한 발 더 가까이 가면서 레노버의 기업 가치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재확인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홍콩증시에서 레노버 주가가 급등한 것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커촹반 상장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1984년 설립된 레노버가 커촹반에 상장하는 것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널리 알려진 기술기업의 귀환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은 평가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더믹에 따른 재택근무 확산으로 PC 판매가 급증한 것도 레노버의 최근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PC 판매량은 903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연간으로는 11% 늘었다. 1위 레노버의 4분기 판매량은 2310만대로 29% 급증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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