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치킨 프랜차이즈가 일본에 첫 가맹점을 열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별에서 온 그대'로 중국에 '치맥 열풍'을 불러온 것처럼 일본에서 높은 인기를 끈 '사랑의 불시착'에 등장하는 치맥 장면도 현지 소비자들 관심을 끌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치킨플러스는 13일 일본 도쿄 오쿠보에 첫 가맹점을 오픈하고 글로벌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고 밝혔다. 도쿄 지점 개점으로 치킨플러스는 일본을 비롯해 중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4개국에 매장 문을 열게 됐다.
지난달 처음 문을 연 일본 도쿄지점의 경우 다각적인 소비자 유치 노력으로 현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최근 한국 드라마, K팝 등 일본 내 한류가 다시 불고 유튜브 먹방 등으로 '치맥(치킨+맥주)'이 크게 주목받는 시장 상황을 감안해 오픈 시점부터 한 주간 생맥주를 100엔(한화 약 1000원)에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일본 오사카무역관 관계자는 "한국 드라마가 인기몰이를 하면서 전 세계로 자연스럽게 한국의 문화가 홍보되고 있다. 먼저 알리지 않아도 치맥은 퇴근 후에 즐겁게 먹는 음식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치킨과 맥주는 끼워파는 상품이라는 것도 인지시킬 수 있게 됐다"면서 "한국적 맥락을 전달하는 데 드는 홍보 비용이 절감된다는 의미다. 4차 한류가 일으키는 순풍을 타고 순항하는 기업들이 많이 생겨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직 현지에서 한식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확산하는 가운데 해외 시장 문을 두드린 것이라 업계 눈길이 쏠린다.
지난 7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0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 주요 결과에 따르면 일본 도쿄의 한식에 대한 인지도와 만족도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쿄 시민 중 한식을 알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 비중은 23.8%에 그쳤다.
하지만 같은 조사에서 가장 선호하는 한식을 묻는 질문에 13.3%가 한국식 치킨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김치(11.9%)와 비빔밥(10.3%)을 제치고 치킨이 1위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자국 음식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커 새로운 음식들이 자리잡기 어려운 시장"이라면서도 "일본식 닭꼬치인 '야키도리' 등 현지 특성을 감안한 메뉴 개발과 한국식 조리 기법이 더해지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상황이 심각하지만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나 방탄소년단(BTS), 트와이스 등을 중심으로 K팝 영향력도 높아진 만큼 한식, 특히 드라마 등을 통해 친숙해진 치킨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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