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초보인 ‘주린이(주식+어린이)’들은 “지금이라도 들어가야 하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가 향방은 아무도 모른다. 실패의 경험에서 어렴풋이 교훈을 떠올릴 뿐이다. 주린이라면 이쯤에서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증시 격언 몇 가지를 되새겨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 ‘달리는 말에 올라타지 마라’는 급등장을 경계하는 말이다. 요즘 같은 시장에서 특히 마음에 와닿는다. ‘촛불은 꺼지기 직전이 가장 밝다’도 비슷하다. 시장과 거리를 두라는 조언도 많다. ‘쉬는 것도 투자다’ ‘주식과 결혼하지 마라’ ‘밀짚모자는 겨울에 사라’ 등이다. ‘대중과 반대로 투자하라’는 얘기도 일맥상통한다. 반면 시장을 따르라는 격언도 있다. ‘시세는 시세에 물어보라’ ‘시장과 싸우지 마라’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마라’ 등.
이쯤 되면 주린이들은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시장을 따르라는 건가, 반대로 가라는 건가. 이렇듯 상반된 격언이 증권가에 나도는 이유는 투자 유형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누구는 장기 투자를, 누구는 단타를 하고, 어떤 이는 여유자금으로, 어떤 이는 빚 내서 투자한다. 테마주만 좇는 사람도 있고, 업종보다는 기업 내실을 따지는 이들도 있다.
전문가 중에는 주식투자의 성공 여부가 ‘지식’보다는 ‘심리’에 달렸다고 말하는 이가 많다. 아무리 기업 분석을 하고 차트를 들여다봐도 심적 여유 없이는 어렵다는 것이다. 가장 높은 수익보다는 가장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투자 방법부터 찾으라는 얘기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심적 안정을 가져다 주는 투자 방법은 ‘여유자금으로 펀더멘털이 훌륭한 기업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다. 주린이들이 새겨야 할 얘기지만 생각보다 실천하기는 참 어렵다.
전설적인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경제와 주가와의 관계를 주인(경제)과 산책하는 강아지(주가)에 빗대어 설명했다. 강아지는 주인의 앞뒤로 왔다갔다 하지만 결국엔 주인에게 돌아온다는 것이다. 주린이들이 보기에 요즘 강아지는 어디에 있는 것 같은가. 너무 앞서 나간 것 같지는 않은가.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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