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49% "AI가 사람 대체할 것"…한국 기술 수준은 '69점'

입력 2021-01-14 12:00   수정 2021-01-1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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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술의 확산에 따라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우리 기업의 절반 가량이 'AI가 사람을 대체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현재 실제 AI기술을 도입한 곳은 5% 미만이며, 한국의 기술 수준은 69점 정도로 평가됐다.

14일 한국개발연구원(KDI)가 발표한 'AI에 대한 기업체 인식 및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48.8%는 AI가 인력을 대체할 것으로 전망했다. 직무를 대체할 것이라는 응답은 50.1%였다. AI가 사람이 하던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KDI는 2019년 GDP 산업별 비중에 따라 농업·비제조업·서비스업·제조업으로 분류한 후 대기업(중견기업 포함)과 중소기업 각각 500개를 무작위로 추출해 조사를 진행해 이같은 결과를 내놨다.

조사 대상 기업들은 AI가 인간을 대신하는 데에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AI가 인력을 대체할 것으로 응답한 기업은 AI가 자사의 인력을 50% 이상 대체하는 데 평균 20.73년이 소요될 것으로 봤다. 10%를 대체하는 데에는 8.2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단기적인 변화보다는 점진적인 변화를 전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AI기술을 도입한 기업은 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1000개 기업 중 3.6% 만이 AI 기술과 솔루션을 도입했다고 응답했다. 이중 대기업이 91.7%를 차지했다. 원천 기술을 도입한 곳은 더 적었다. 머신러닝(25.0%)과 딥러닝(5.6%) 등 원천 기술을 활용한다는 응답보다 사물인식 등 컴퓨터 비전(47.2%)과 같은 완성형 기술을 활용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AI 기술 도입은 매출액 및 인력 증가 등 경영 및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AI 기술을 도입한 기업체들의 77.8%가 경영 및 성과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AI 도입 기업체의 50.0%가 AI 기술 도입 이후 매출액이 평균 4.3% 증가했다. 특히 ‘신제품 개발 등 제품관리’(32.1%)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이 많았다.

하지만 향후 AI를 도입하겠다는 기업은 적었다. 현재 AI 기술을 도입하지 않은 업체의 89.0%가 향후에도 도입할 의사가 없다고 응답했다. AI 전문인력이나 조직을 갖추고 있는 기업체는 5.1%에 불과했다. 중소기업 등은 AI 기술을 도입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AI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는 국가로는 '미국'이 꼽혔다. 미국을 100점으로 봤을 때 한국의 상대적인 기술 수준은 69.3점으로 평가됐다. AI전문인력이 적고, 데이터 등 인프라가 적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KDI는 이같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정부의 AI 정책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민간이 시도하기 어려운 분야에 선도적으로 투자하고, 기업이 필요로하는 실무형 기술인력을 키워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의 투자만 있고 기업체는 사용하지 않는 활용가치 없는 AI 기술이 되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서중해 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정부는 점진적인 AI 기반 조성 사업을 통해 중소기업까지 포괄할 수 있는 범용 AI 기술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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