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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에서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실험은 지난해 10월 독일 라이프치히 할레 의과대학 연구진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할레의대 연구진들은 18~50세 성인 2000여명을 대상으로 공연장 내 코로나19 전파 실험을 진행했다. 비말로 가정한 형광물질을 사용해 확산 경로를 추적했다. 환기시스템이 가동되고 관객들이 지정된 좌석에서 마스크만 쓴다면 코로나19 전파 위험은 크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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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실험에서는 감염자를 본 뜬 마네킹이 활용됐다. '오레그'(사진)란 이름이 붙은 마네킹의 코와 입에 에어로졸을 분사하는 호스를 설치해 객석에 앉혔다. 마네킹은 에어로졸을 쉼없이 배출했다. 연구진들은 마스크 착용 유무, 관객 배치 유무 등으로 실험 조건을 나눴다. 마네킹 주변에는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를 추적하는 센서를 달았다. 에어로졸 확산 경로를 알아내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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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결과에 따르면 20분에 한 번씩 중앙환기시스템을 가장 강하게 작동하고 관객들은 지그재그 형태로 한 칸씩 띄어앉으면 에어로졸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최악의 조건을 상정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1분에 16번씩 호흡하는 사람과 달리 마네킹은 쉼없이 에어로졸을 뿜었다. 같은 시간 동안 인간보다 네 배나 많은 에어로졸을 분비했다.
FHHI 연구진들은 실험 결과보고서를 통해 "이론적으로 객석(1550석)을 다 채워도 공연장 내 감염률을 현저히 낮다"며 "하지만 공연 후 이동경로와 로비에서 접촉하는 경우를 고려하면 객석의 절반만 채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콘체르트하우스 도르트문트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공연장 개방을 요구할 전망이다. 라파엘 혼스브로크 콘체르트하우스 도르트문트 예술감독은 "공연장은 감염 경로가 아니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라며 "재개장할 때 예전처럼 관객들을 넉넉히 받을 계획"이라고 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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