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택배상자 대란' 불끄기…골판지 원지 생산 뛰어든 제지업계

입력 2021-01-14 17:16   수정 2021-01-15 01:50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택배 수요 증가로 골판지상자 값이 뛰자 제지업체들이 관련 원지 생산에 뛰어들었다.

14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신문용지를 제조하는 대한제지와 나투라페이퍼가 골판지 원지 생산설비 확대에 나섰다. 신문용지용 기존 설비를 개조해 골판지 원지 생산용으로 바꾸는 방식이다.

이 업체들은 골판지 원지 생산량을 40%가량 늘릴 예정이다. 대한제지는 하루 350t이었던 생산량을 500t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나투라페이퍼 역시 기존 300t이었던 하루 생산량을 550t으로 늘린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전주페이퍼가 골판지 원지 생산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 역시 올해부터 신문용지용 설비 일부를 골판지 원지 생산용으로 바꿀 계획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택배상자용 골판지가 귀해지며 단가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택배 주문이 늘면서 택배용으로 쓰이는 골판지상자 수요가 함께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골판지 공장에 화재가 나는 등 악재가 겹치며 수급 불균형이 심각해지자 가격이 뛰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설비를 변경하는 데 적지 않은 비용이 들지만, 골판지 원지 생산에 따른 기대수익이 더 높기 때문에 업체들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말 한국제지연합회, 한국제지공업협동조합 등과 논의해 발표한 ‘골판지 수급 안정을 위한 상호협력 협약’에는 월 1만9000t인 골판지 원지 생산량을 월 1000t가량 더 늘리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하반기 불붙은 ‘골판지 상자 대란’을 막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만간 설 연휴용 택배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골판지업계 관계자는 “통상 구정용 택배 수요는 한 달 전인 1월 중순부터 급증하는데, 현재 확보한 물량을 고려하면 수요를 따라잡기는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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