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 2021’은 첨단기술 경연장이었다. 코로나19 확산에도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 글로벌 기업들의 공통된 평가였다.
100%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CES엔 1960개 기업이 참여했다. 4500여 개 기업이 참여한 지난해보다 규모가 절반 미만으로 줄었다. 하지만 내실은 예년 못지않았다. 논의만 무성했던 첨단기술을 내재한 신제품이 대거 쏟아졌다. 주최 기관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올해 CES의 6대 키워드로 5세대(5G) 통신·디지털 전환·로봇·모빌리티·스마트시티·디지털 헬스를 꼽았다.
자동차 업체들은 ‘내연기관차의 시대’ 종언을 선언했다. 메리 배라 제너럴모터스(GM) 최고경영자(CEO)는 “GM은 2025년까지 전 세계에서 모두 30종의 전기차를 내놓겠다”며 “기업 이미지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를 상징하는 푸른색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업종이 다른 기업들의 합종연횡도 눈에 띄게 늘었다. LG전자가 캐나다의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을 제작하는 합작법인을 세우겠다고 선언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과 물류기업 UPS, 드론기업 스카이워드는 ‘드론 배송’을 내세우며 ‘3각 동맹’을 맺었다.
AI는 거의 모든 제품에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저변이 확산됐다. 올해 CES에 참가한 1961개 기업 출품작 중 IoT 관련 제품이 653건으로 가장 많았다. 센서와 AI가 543건으로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AI가 디지털 전환의 핵심 인프라가 됐다고 해석한다. IoT와 센서 역시 AI의 성능 향상을 위한 데이터 수집 기술로 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폼팩터 전쟁도 뜨거웠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을 내놓으며 시작된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폼팩터 전쟁에 LG전자와 TCL 등이 뛰어들었다. 두 회사는 화면을 둘둘 말 수 있는 롤러블폰을 선보였다.
국가별로는 한국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올해 CES에 한국 기업은 345개사가 참가했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참가 기업 숫자만 많은 게 아니다. CTA는 올해 남다른 제품과 기술 386개를 골라 혁신상을 수여했다. 이 중 100개를 한국 기업이 ‘싹쓸이’했다. 이 중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받은 혁신상이 각각 44개와 24개에 달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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