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15일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본격 개통하면서 본인 인증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공인인증서를 전격 폐지하고 공동인증서를 도입하면서 올해부터 민간인증서도 함께 사용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국세청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 이용할 수 있는 민간 인증서는 △카카오톡 △ 페이코 △KB국민은행 △이동통신 3사 PASS △삼성 PASS 등 5가지다. 다만 민간 인증서로는 PC에서만 이용할 수 있고 모바일 홈택스 애플리케이션에선 이용할 수 없다. 이날 기자는 직접 PASS와 카카오 등 주요 인증 서비스를 비교해봤다.
PASS 인증서의 장점은 속도다. 홈택스 '간편인증로그인'에서 PASS 인증서 아이콘을 누르고 이름·주민등록번호·휴대폰 번호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인증요청을 누르자 휴대폰 알림이 울렸다. 이후 PASS 앱에 로그인하고 메인화면에서 인증서 페이지에 들어가자, 하단에 '국세청 간편인증'이 서명 대기 중이라고 나타났다. 바로 비밀번호(6자리 핀 번호나 생체인증)를 누르자 로그인이 완료됐다.
이미 앱을 실행 중이라면 'PASS 인증서 로그인 요청이 도착했습니다'라는 자동 팝업이 생성된다. 앱에서 확인을 누르고 비밀번호 또는 생체인증을 진행하면 로그인이 완료된다. 이후 다시 홈페이지에서 '인증 완료'를 클릭하자 바로 홈택스 홈페이지에 로그인됐다. 휴대폰 알림을 눌러 바로 앱으로 연결될 경우 3초라는 짧은 시간에 인증을 완료할 수 있었다.
PASS 이용 방법이 다소 낯설더라도 인증 제한 시간이 3분이기 때문에 약간의 여유를 가지면 어렵지 않게 인증을 할 수 있다. 다만, 제한 시간을 초과하면 다시 처음부터 인증을 진행해야 한다.
홈페이지에서 인증 요청을 하자마자 PC와 휴대폰에서 메시지 인증 알림이 떴다. 다만 PC에서는 인증을 할 수 없었고, 카톡 메시지를 통해 인증이 가능했다. 카톡을 열자 플러스 친구 카카오톡 지갑이 '인증요청 안내'란 메세지를 보내왔다.
인증하기를 누르고 개인정보 제3자 제공동의를 체크한 뒤 비민번호(또는 생체인증)를 입력하자 인증이 완료됐다. PASS와 동일하게 다시 홈페이지에서 '인증 완료'를 클릭하자 바로 홈택스 홈페이지에 로그인됐다. 카카오의 인증 제한 시간은 5분. PASS보다 2분이 길었다. PASS 인증과 달리 2차 인증을 거쳐야 해서다.
두 인증서를 모두 사용해본 결과 대부분 비슷한 절차로 진행됐다. PASS 인증서를 사용하려면 △PASS 앱 로그인 △인증서 페이지 입장 △간편인증 로그인(비밀번호·생체인증)을, 카카오 인증은 앱에 잠금모드를 사용하지 않았을 경우 △카톡 메시지 확인 △개인정보 제3자 제공동의 확인 △간편인증 로그인(My 비밀번호 입력) 등을 거쳐야 해 대동소이했다.
무엇보다 두 인증서 모두 간편하고 빠르게 본인 인증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혔다. 기존 공동인증서(옛 공인인증서) 사용 시에는 '액티브 엑스(X)' 또는 키보드 보안프로그램을 필수로 설치해야 했고, 영문·숫자·특수기호 등을 조합한 10자리의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간소화된 것이다.
카카오 인증서의 경우 카톡을 우선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한 다음 '카카오톡 지갑'을 만들고, 계좌번호 인증과 같은 2차 인증을 완료하면 인증서가 발급된다. 이외에도 이전까지 공인인증서로 불리던 '공동인증서'도 여전히 사용 가능하다. 공동인증서는 PC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서만 쓸 수 있는 민간인증과 달리 모바일 홈택스 앱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이날 전국 약 1800만명에 달하는 직장인들이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가 본격 개통됐다. 현재 이통 3사가 내놓은 'PASS 인증'은 가입자 수만 3000만명 이상을 확보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뒤이어 카카오가 카톡 지갑에 인증서비스를 탑재하면서 바짝 쫓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연말정산 간소화가 인증 서비스 성공 안착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평가기준)으로 보고 이용자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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