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궈진 주식·채권시장 '뭉칫돈' 몰린다

입력 2021-01-15 17:03   수정 2021-01-16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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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주식·채권 발행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공모주 투자열기가 더욱 뜨거워진 가운데 지난해 냉각됐던 회사채 시장에도 연일 수조원의 뭉칫돈이 밀려들고 있다.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등으로 경기 회복 기대가 커지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초호황 누리는 공모주 시장
모바일 광고 플랫폼업체 엔비티는 지난 12~13일 진행한 일반 청약에서 국내 기업공개(IPO) 역사상 최고인 439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 미용의료기기업체 이루다가 세운 기존 최고기록(3040 대 1)을 훌쩍 넘었다. 지난해 1~3분기 영업적자 16억원을 낸 기업임에도 청약에 6조9518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투자자들은 공모 기업의 실적이나 수익률에 연연하지 않는 분위기다. 주식시장이 호황일 때 외면받기 일쑤인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도 인기를 모을 정도다. 엔비티와 같은 날 청약을 마감한 한국스팩9호는 4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750여억원이 몰렸다. 최근 1년간 스팩의 청약 경쟁률은 한 자릿수를 넘지 못했다. 주식 외에 안전한 투자처로 스팩이 주목받으면서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이 쏠린 것으로 해석된다. 연초부터 투자자가 몰려들자 기업들은 평소보다 적극적으로 증시 입성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통상 1월은 공모에 나서는 기업이 1~2곳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10곳에 달한다.

올해 첫 조(兆) 단위 유상증자로 관심을 모은 포스코케미칼도 지난 13~14일 주주 및 우리사주조합 대상 청약에서 103%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시세보다 60% 이상 저렴한 가격에 신주를 손에 쥐려는 주주들이 공격적으로 청약에 참여한 데 힘입어 거뜬히 1조2735억원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회사채시장도 해빙기 진입
지난해 꽁꽁 얼어붙었던 회사채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올 들어 지난 14일까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진행한 6개 기업 중 롯데칠성 GS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네 곳이 1조원이 넘는 매수주문을 받았다. 신세계 회사채에도 9400억원의 투자수요가 모일 정도로 초강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연초 회사채 시장은 새 운용자금을 손에 쥔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자산 매입에 나서기 때문에 강세장이 펼쳐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과열 양상까지 빚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달 수요예측을 진행한 6개 기업이 받은 매수주문만 총 10조800억원 규모이고, 평균 청약경쟁률은 7.5 대 1에 달한다. 지금 같은 추세면 올 1월 회사채 청약 경쟁률은 기존 월별 기준 최고기록(2019년 8월, 4.6 대 1)을 무난히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6월 초 0.777%포인트까지 벌어졌던 3년 만기 ‘AA-’등급 회사채 스프레드(국고채와의 금리 차·시가평가 기준)는 정부의 꾸준한 유동성 지원에 힘입어 시장이 점차 안정을 찾으면서 14일 0.378%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지난해 1월 17일(0.403%포인트)보다 더 축소됐다. 채권시장에선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던 ‘A-’등급 이하 회사채 발행 여건까지 개선될지 주목하고 있다.

김진성/전예진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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