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세이 나발니(44·사진)가 자신에 대한 독살 시도에 관여한 혐의로 러시아 정보기관 요원들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으나 기각당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나발니는 플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독극물 공격에서 살아남아 독일에서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나발니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중대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연방수사위원회가 자신의 고소장에 대한 답변 형식으로 보낸 통지문 사본을 올리면서 이같이 전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연방수사위원회로 자신의 독살 시도에 개입한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 FSB 요원들을 조사해 달라는 고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연방수사위원회는 통지문에서 "고소장에 FSB 요원들의 범죄 징후를 보여주는 정황에 대한 구체적 정보가 포함돼 있지 않아 형사소송법에 따른 조사를 진행할 근거가 없다"고 답했다.
나발니는 "살인범들을 현장에서 체포하고 그들의 여행 경로와 실제 이름, 가짜 여권 등을 확인하더라도 그들에겐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다. 누구도 조사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공정한 사법 절차를 누구도 기대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한탄했다.
나발니는 지난해 8월 국내선 항공편으로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갑자기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사흘 후 독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의식을 회복했지만, 퇴원 후에도 현지에 계속 머물며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나발니는 오는 17일 독일서 귀국할 예정이다.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의 연구소들은 나발니가 옛 소련 시절 개발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 계열 독극물에 중독됐다고 발표했으나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또 나발니가 2014년 사기 사건 연루 유죄 판결과 관련한 집행유예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그를 공항에서 체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미국 CNN 방송은 앞서 지난 12월 중순 영국과 독일 언론과의 공동 취재 결과, 작년 8월 나발니 독살 시도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FSB 특수요원들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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